누군가 경제예측은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라고 했다. 그만큼 어렵고 주관적이며 엉뚱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최신호(12월26일자)에 소개한 '올해 가장 빗나간 경제예측 10가지'(10 Worst Economic Prediction about 2005)를 보면 얼마나 창피한 예측이 많았는지를 알 수 있다. 1위의 '수치'는 콜로라도대학의 적도기상관측소에 돌아갔다. 허리케인이 2004년보다 적게 발생할 것이라고 예보한 것.하지만 총 14개의 허리케인이 발생했고 이 중 7개가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분류돼 허리케인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2위는 미국인의 비관적인 경제예측이었고,3위는 월가에서 나왔다. 쉐퍼투자연구소의 버니 쉐퍼가 "다우존스지수가 8000포인트로 마감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16일 다우지수는 10,875. 그의 전망이 맞으려면 남은 기간 26% 폭락해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5위는 금값과 관련한 전망이었다. 런던에 있는 일본 미쓰이글로벌귀금속의 애널리스트인 앤디 스미스는 작년 5월에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내다팔고 있는 것을 보면 금이 옛 세계의 경제적 유물이 됐다"며 금값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값은 '박살'나기는커녕 16% 뛰어올라 온스당 500달러를 넘어섰다. 6위는 이란 석유장관인 비잔 장가네의 유가 전망. 그는 작년 11월 "유가 폭락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석유 증산 경쟁 때문에 이런 예측을 한 것이다. 예측 당시 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선.이 가격이 여름에 70달러까지 올랐고 지금도 6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7위와 8위는 특정 주식을 '대박 종목'이라고 찍었지만 시장이 안 따라준 경우다. 익셀시어밸류&리스트럭처링펀드의 데이비드 윌리엄스는 미국 전력업체 캘파인,모건스탠리 기술주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인터넷 기업인 넷이즈닷컴을 추천했으나 캘파인은 91%,넷이즈닷컴은 25% 떨어져 최악의 추천 종목이 됐다. 9위는 달러화 가치가 폭락할 것이라는 유로퍼시픽캐피털의 분석가 피터 시프의 전망이었다. 달러화 가치는 1년 동안 엔화에 대해 14%,유로화에 대해서는 13% 상승했다. 10위에는 구글의 저력을 내다보지 못한 찰스 퍼거슨의 코멘트가 올랐다. 그는 1월1일 테크놀로지 리뷰에 실린 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검색 분야에 신경쓰기 시작하면 구글로서는 참신한 전략과 완벽한 매니지먼트가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글은 올해 '생존'을 넘어 시장을 '지배'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