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선이 15일 순조롭게 마무리된데 대해 세계각국은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당초 우려와 달리 대형 폭탄 테러 등 큰 불상사 없이 비교적 차분하게 투표가 종료되자 미국이 이끄는 다국적군의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국가들은 한 목소리로 `터널의 끝'에서 빛을 봤다며 반겼다. 국제사회에서 미군 철수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전으로 지지도 추락의 시련을 겪고 있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번 총선투표를 `중대하고도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나로서는 이번 투표가 너무 기쁘다. 투표결과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확신한다"고 언급한 뒤 "우리는 이라크에 남아 이라크 국민들과 함께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고 말해 이라크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다짐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오늘은 이라크 국민들에게 역사적인 날이며 중동과 세계에도 민주주의의 진전을 목격한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라크 국민들은 전세계에 자신들의 지도자와 민주주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주둔 미군 사령관인 조지 케이시 장군은 2003년 3월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한 군사작전 이후 "전례없는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 험난한 정치, 경제적 도전이 이라크 앞에 놓여있다"고 지적하고 이번 총선만으로 저항세력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동맹국 중 가장 강력한 참전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이라크에서 사상 처음으로 민주주의 투표가 실시됐다는 것이 너무나 기쁘다"며 "이라크 국민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정부의 통치 하의 삶을 원한다는 것이 명확하다는 점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잭 스트로 외무장관도 유럽연합(EU)의 2007-2013년 예산안 타결을 위한 정상회의 참석차 브뤼셀에 도착, "이라크 국민들이 새로운 의회를 구성하기 위해 자유투표를 실시한 것은 처음으로, 오늘은 이라크 국민들이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전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해온 러시아도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미하일 카미닌 외무부 대변인은 "이라크내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안보리 회원국이 채택한 `유엔결의 1546호'에 입각해 정치일정의 첫 단계를 무난히 밟은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안보리 15개 회원국은 만장일치로 유엔결의 1546호를 채택, 총선거를 통해 이라크의 합법적인 정식정부를 구성토록 하는 등 이라크의 정치일정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이라크의 역사적인 총선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하고 이라크 국민들에게 선거결과가 나오면 이를 수용하고 서로 협력해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정부를 구성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인접국 터키는 외무부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는 이라크의 정치일정에서 중요한 단계"라며 "우리는 이라크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내 놓기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야프 데 후프 스헤페르 나토 사무총장은 "이라크 역사에서 터닝 포인트로 기록되기를 바란다'며 "이라크가 이를 계기로 점차 단결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나라의 토대를 구축했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마르티노 국방장관은 연합군에서 점진적으로 철수한다는 방침에 따라 내년 1월 이라크에서 300명의 군인을 추가로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파리.브뤼셀 AFP.AP.로이터=연합뉴스)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