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란 대통령의 나치 독일에 의한 유대인 대량학살(홀로코스트) 부인 발언과 관련, 내년 월드컵에서 이란을 배제하라는 독일 정치인들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방침이라고 AP통신이 16일(한국시간) 보도했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최근 이란 남부에서 수천명의 군중을 상대로 "홀로코스트는 이슬람권 한복판에 유대인 국가를 만들기 위한 구실로 유럽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일 뿐"이라고 연설했다. 이 발언은 나치 과거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독일에 전해지며 강도 높은 비난을 샀다. 그러나 세계클럽선수권대회 참석차 일본에 머물고 있는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라며 "우리는 정치적 발언과 관련해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 대통령 발언에 대해 독일 각 주의 주지사들의 (이란을 월드컵에 불참시키자는) 야단법석이 있었지만 우리는 정치인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내년 월드컵에서 이란을 배제해야 한다는 요청은 독일 야당인 녹색당에서 대부분 터져 나왔다. 유럽의회 녹색당 안젤리카 베어 의원은 "이란처럼 대통령이 국가를 고립시키는 나라는 월드컵에서 아무 역할도 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집권 사민당의 슈벤 슐츠 의원도 "이란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의 월드컵 본선 참가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반면 이번 주 초 하미드 레자 아세피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스포츠와 정치를 섞으며 이란 대표팀을 월드컵에서 배제시키려는 유대인들의 정책에 동조하는 것은 유치하다"고 논평했다. 브란코 이반코비치 이란 대표팀 감독도 "스포츠에 있어서 가장 좋은 점은 정치와 완전히 분리돼 있다는 것"이라며 "FIFA는 항상 정치와 스포츠를 분리하는 공식 입장을 취해왔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