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애호가가 되는 길은 험하다. 빈티지,샤토,카베르네 쇼비뇽,아펠라시옹 등 복잡하고 난해한 용어들을 외워야 한다. 생산지역, 품종, 수확연도 등도 줄줄이 꿰야 한다. '그들만의 리그'였던 와인을 모두를 위한 상품으로 바꿔 미국 시장을 평정한 업체가 있다. 호주의 카셀라와인즈. 이 회사의 '옐로테일(Yellow Tail)'은 올해 미국시장에서만 1000만상자(1상자 12병) 판매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초대형 히트상품이다. 김위찬, 르네 마보안 교수의 '블루오션전략'에 혁신성공사례로 소개됐다. 최근 방한한 존 수터 카셀라와인즈 국제영업담당이사(사진)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맛, 재미있는 포장으로 와인을 즐기지 않던 비(非)고객을 잡은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수터 이사는 과일향의 달콤한 맛이나 캥거루가 그려져 있는 라벨 등 와인업계의 상식을 깨는 접근이 있었기에 이런 비고객들을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와인업체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지만 카셀라와인즈는 처음부터 소비자 입장에서 접근을 했다"며 "당시에는 그런 생각 자체가 혁신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초기에는 와인업계 전체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장난치지 마라''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는 비난이 쏟아질 정도였다. 그러나 요즘엔 이 비난이 '옐로테일 따라하기' 열풍으로 바뀌었다. 수터 이사는 "'리틀펭귄''블랙스완''베어크로싱' 등 동물그림 라벨을 붙인 와인이 봇물 터지듯 출시되면서 아예 '크리터스(critters:동물이라는 뜻의 미국 방언)'라는 와인의 새로운 카테고리가 만들어질 정도가 됐다"고 소개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