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신도시와 주변 도시를 연결하는 간선도로 및 철도 건설 등을 위한 투자자금(광역교통개선비) 을 택지 원가에 과도하게 끼워넣어 결과적으로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촉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심지어 20km 떨어진 도로 건설비까지 분양가에 포함시키고 있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예산으로 상당부분을 충당해야 하는 광역교통개선비를 부풀려진 분양가를 통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해당 단지 총 사업비의 20~37%에 이르며,분양가를 기준으로 하면 13~14%에 달한다.


이같이 왜곡된 택지 원가는 주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부작용까지 연쇄적으로 낳고 있어 이를 바로잡지 않는 한 원가연동제나 분양가 상한제 같은 조치는 집값 안정의 미봉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12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판교 동탄 파주신도시를 개발하면서 광역교통개선비 4조6694억원 전액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등의 사업비로 떠넘겨 택지 공급가격및 분양가가 크게 부풀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도시별 광역교통개선비는 △판교 1조5913억원(총 사업비의 19.9%) △동탄 1조746억원(37.5%) △파주(운정) 2조35억원(26.1%) 등에 이른다.


광역교통개선비가 총 사업비에 포함된 결과 동탄은 택지 공급가격이 평당 105만원 이상 올라가 아파트 청약자들은 32평형의 경우 3340만원 정도의 분양가를 더 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판교는 32평형을 기준으로 할 때 거의 한 해 연봉에 해당하는 4760만원가량의 분양가를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더욱이 실수요자들이 광역교통개선비를 부담해야 하는 기준과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


정부는 1997년 30만평(100만㎡)이 넘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해 광역교통개선대책 수립을 의무화하는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 특별법'을 제정했으나 문제의 광역교통개선비를 아파트 분양가나 실수요자에게 부과한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이에 대해 정부와 토공 주공 등은 재정 부족과 수익자 부담 원칙만을 내세우며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추진 중인 택지 조성 원가 공개가 현실화되면 이 비용의 부담과 조달문제를 놓고 심각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