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ㆍ재개발 기상도] 내년 서울 재건축시장 싸늘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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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의 상승률 기록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은 기록적이다. 부동산114이 집계한 2005년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격 변동률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 상승률은 무려 44%를 나타냈다. 이어 서초구는 33%,강남구는 2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로 저층 재건축단지와 중층 재건축 단지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송파구 가락시영,강남구 개포지구,강동구 고덕지구,서초구 반포지구,강동구 둔촌주공 등 저층단지들은 재건축 착수 또는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서초?반포지구 등 서울시내 13개의 중층 재건축 단지들도 기본계획이 확정돼 일부 단지의 경우 재건축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
○규제 완화 기대감과 공급부족이 원인
이들 아파트 가격 폭등은 무엇보다 양질의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정부가 판교나 송파신도시 개발 계획을 밝혔지만 그 정도로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판단한 실수요자들이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컸다. 조합측이 층고제한 완화와 용적률 상향조정을 추진하면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됐다.
재건축 아파트 매입을 통해 내집마련에 나서는 이들이 많은 것도 원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재건축대상 아파트는 입지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데다 기존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보다 초기 비용 부담이 적은 것도 실수요자의 재건축 대상 물건을 선호하는 가격상승의 원인이 됐다.
○내년엔 하향 안정세 전개
내년엔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단지들은 약보합세 정도의 부분적 차별화를 나타낼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시장안정 의지가 확고하고 8?31 부동산 종합대책 후속입법 작업도 막바지 단계이기 때문이다.
거시경제 여건도 재건축 아파트에 우호적이지 않다. 우선 콜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대출을 끼고 매입한 투자자의 부담이 늘고 있다.
주가 상승도 단기적으론 부동산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시중 부동자금이 고수익을 쫓아 증권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벌써부터 목격되고 있다.
규제가 워낙 강해 재건축이 사실상 중단되는 곳이 속출할 것이란 점도 악재다. 서울시내 13개 고밀도지구의 경우 높은 조합원 분담금과 소형평형의무비율이 발목을 잡으면서 재건축을 진행시키지 못하는 단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저층단지에서도 낮은 용적률 때문에 재건축을 한발짝도 진행시키지 못하는 단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지적으로는 소폭 상승세를 보이는 곳도 나올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대다수 단지가 용적률과 층고 규제에 묶여 재건축을 할 수 없는 형편이지만 대지 지분이 넓은 고덕지구 같은 곳은 그래도 재건축 추진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덕주공1단지 같은 곳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재건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런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을 수 있는 2대 변수는 내년 3월로 예정된 판교신도시 분양과 5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다. 판교신도시 분양이 시작되면서 '판교발 집값 상승'이 재연된다면 재건축 아파트도 덩달아 들썩일 수 있다. 지방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각종 선심성 규제 완화 공약이 남발된다면 집값 안정을 장담할 수 없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