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혈관이 막혀 심근의 일부가 손상된 심근 경색에서,약물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말기 심부전 환자에서 마지막 치료는 심장 이식이었다. 국내에서는 1992년 첫 심장 이식 수술이 성공하였으나 공여 심장의 부족으로 현재는 연간 약 15건 정도가 행해지고 있을 뿐이다. 국립 장기 이식 관리 기관(KONOS)에 등록된 심장 이식 대기자 수는 2004년 말 모두 142명이다. 말기 심장병 환자인 이들의 평균 여명이 1년 전후이므로 대다수가 심장 이식을 기다리다가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왔던 심근 세포의 재생이 줄기세포 치료로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허혈성 심부전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의 빈약한 심장 이식 현황을 고려할 때 심근의 줄기세포 치료는 희망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줄기 세포란 스스로 증식하며 여러 가지 방향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를 말한다. 줄기 세포는 주로 초기 분열 단계의 배아로부터 채취되는데 이 단계의 세포는 아직 장기 형성 능력이 없으므로 사전에 입력하는 데 따라 특정하게 배양될 수 있다. 2001년 프랑스에서 심근경색 환자의 손상된 심장 근육 부위에 환자의 골격근 유래 세포를 주입한 결과 이식된 세포가 살아 있으며 심장 기능이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2002년 일본 연구팀은 허혈성 하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줄기 세포를 이용한 혈관 신생요법을 시행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줄기 세포를 이용한 혈관 신생,심장근육 재생요법에는 성체 줄기세포를 사용하므로 배아 줄기세포에서처럼 윤리적인 시비 거리가 없으며 환자에게서 추출하여 다시 주입하는 자가 이식이라는 장점이 있다. 현재 국내 및 국외에서 이러한 성체 줄기세포를 심근경색 환자의 손상된 근육에 주입해 심장 근육과 혈관을 자라게 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21세기 의학은 기능 유전체학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2001년 2월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인간 게놈의 99%에 해당하는 DNA 염기서열을 발표한 이후 이 연구 결과를 의학이나 신약 개발에 활용하는 데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향후 여러 개 유전자를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심장병 진단 칩이 일반 진료실에서 상용화돼 환자의 혈액 몇 방울만 떨어뜨리면 진단,질환 위험도,처방까지 종이 한 장으로 출력될 날이 올지 모른다. 그러나 현재까지 관상동맥 질환이나 심근 경색과 관련된 유전자의 위험도가 흡연에 의한 정도보다 낮은 약 1.5배 이하라는 점은 최첨단 의료 현실에서도 본인의 건강 관리 습관이 중요하다는 단순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최수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