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스타에 기대지 말고 질로 승부해야" 일본에서 최근 '대장금'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전반적인 한국 드라마에 대한 수요는 최근 정점에서 주춤하고 있다. 일본 전문가들은 한국의 최신 드라마 가운데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는 작품을 찾기 어렵지만 안정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일본 최대 CD/DVD 판매ㆍ대여점인 '쓰타야'에 따르면 영상물 대여부문 전체 매출액 가운데 한국 드라마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지난해 4월 2.4%에서 올해 9월 9.5%로 크게 늘었다. 또 같은 기간 전체 영상물 재고량 중 한국 드라마 재고량 점유율 역시 0.3%에서 4.6%로 급증했다. 쓰타야를 보유하고 있는 CCC그룹 계열 컬처퍼블리셔즈의 요시무라 다케시 대표는 "한류에 따라 한국 TV 드라마 부문이 '겨울연가'를 중심으로 대폭 확대됐다"면서 "이후에도 다른 드라마의 수입 증가로 더욱 늘었고 현재는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한국 드라마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절정기였던 7, 8월의 10%에 비하면 9.5% 감소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의 과제로 배우의 이름에 기대지 않고 양질의 콘텐츠를 창출해야 하며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제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후지TV 편성부 다네다 요시히코 주임은 "배용준과 이병헌, 원빈, 장동건 등 4천왕의 뒤를 잇고 있는 배우가 없어 한국 드라마의 전망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지TV에서는 '신입사원'을 방송하고 있는데 코미디 러브 스토리가 멜로 드라마가 구가했던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만일 권상우와 최지우 등이 주연으로 나온다면 리스크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컬처퍼블리셔즈 김정두 부장은 "이른바 한류 스타가 등장한 드라마는 이미 대부분 일본에 들어왔다"며 "좋은 내용을 갖고 있는 드라마를 발굴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NHK 위성채널은 10년 전에 한국에서 방송된 '첫사랑'을 올해 방영했는데 이는 배용준의 일본 내 인기 때문이다. 일본 방송 관계자들은 또 한국 드라마를 수입하는 데 저작권과 관련해서 문제점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NHK 저작권센터 시바타 아키 부부장은 "한국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외국 음악 등을 사용하는데 일본에서도 방송할 수 있도록 저작권을 처리해서 수출하지 않아 배경음악을 바꾼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또 NHK에서 방송한 '올인'도 원작자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후지TV 기타 후유코 저작권담당부장은 "한국의 저작권 처리 현실은 일본의 1970년대 수준"이라며 "한국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저작권 보호 문제가 해결되려면 5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