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컴의 최근 2년간 주가 움직임은 IT(정보기술)장비업체 중 군계일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회사는 2003년 188억원의 적자를 냈고 이듬해인 2004년 2월에는 자본잠식설에 휘말리는 등 코스닥의 문제아 중 하나로 취급받았었다. 기존 주력제품인 프로브카드 매출이 부진한 와중에 차세대 LCD(액정표시장치)검사용 부품인 멤스카드 개발에 4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주변의 우려를 낳았었다. 하지만 2003년 말 국내 최초로 멤스카드 양산에 나서면서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멤스(Micro-Electro-Mechanical System·초소형 미세공정 시스템)는 초미세 구조물이나 장치 등을 제작하고 시스템화하는 기술로 멤스 기술을 채용한 멤스카드는 기존 프로브카드에 비해 정밀도를 향상시킨다. 2004년 2분기부터 파이컴은 매분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코스닥의 미인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지난 2004년 3월 1210원에 불과하던 주가는 11월 말 현재 1만2000원 선까지 육박하고 있다.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증권사들의 러브콜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양증권 정진관 연구원은 "동종업계 내에서 최고의 수익구조와 고성장을 하고 있는 우량기업"이라며 "최근에는 특허권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해 글로벌 마케팅에 대한 기대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 3분기 2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는 253억원으로 빠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이 회사의 목표가를 1만6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내년에도 하이닉스 중국 우시공장으로의 반도체 검사장치 납품과 LCD부문 실적 호전으로 이익확대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쟁업체 대비 저평가 상태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