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잔잔했다.


대륙에서 수만리 떨어진 망망대해의 한가운데이지만 해안에서 한참 먼 곳까지 거울처럼 미끄러웠다.


바다는 거칠었다.


북태평양으로 간 고래들이 산란기를 맞아 고향으로 돌아올 때도 흰 포말을 일으키며 거세게 울부짖었다.


잔잔한 바다,거칠은 바다.


하와이는 그렇게 두 얼굴을 가진 섬이었다.


거친 바다는 섬 북동쪽이고 무역풍을 막아 주는 고산 건너편의 바다는 언제나 고요했다.


활동적인 윈드서퍼들은 북동 해안을 즐겨 찾고 남서 해안은 세계 각지에서 신혼부부들이 모여든다.




◆저멀리 만년설에 덮인 해발 4032m 마우나케아산이 손짓


피지 타히티 등과 함께 태평양 최고의 휴양지로 꼽히는 하와이는 모두 132개의 섬으로 이뤄진 군도다.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를 비롯 빅아일랜드 마오이 몰로카이 리나이 카우아이 등 6개가 큰 섬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 중 빅아일랜드는 제주도의 7배인 1만450㎢로 나머지 섬을 모두 합친 면적보다 더 크다. '하와이'는 이 섬의 이름이지만 주(州)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지자 지금은 애칭인 빅아일랜드로 불려진다.


호놀룰루에서 경비행기로 갈아타고 30여분 만에 도착한 빅 아일랜드는 이름처럼 거대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용암이 굳은 바닷가의 현무암 지대,산중턱에 펼쳐진 푸른 초원,만년설에 덮인 해발 4032m의 마우나케아산…. 섬 어디를 가나 높은 산과 바다가 보이는 경치는 제주도를 닮았다. 하지만 규모는 비할 바가 아니다. 코나공항 앞 해안도로는 드넓은 용암지대 사이로 끝없이 이어진다. 섬을 일주하는 데 무려 7~8시간 걸린단다. 코나 지역은 바다가 잔잔해 해양 스포츠의 천국으로 불린다. 해마다 5월 세계 바다낚시 대회가 열리고 철인 3종경기의 본고장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빅아일랜드 관광의 백미는 마우나케아산과 킬라우에아 화산 국립공원이다. 마우나케아는 하와이 최고봉으로 고성능 장비를 갖춘 천문대가 설치돼 있다. 자동차로 두 시간 달려 7부 능선에 위치한 기상자료 분석 천문대 오니즈카에 도착하니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게 한다. 4륜구동차만 올라갈수 있다고. 하지만 그 곳에서 본 밤하늘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는다. 크고 작은 분화구가 보이는 달,초생달 같은 금성...망원경을 통해 밤 하늘을 보는 관광객들마다 '와우'를 외친다.



◆분화구는 아침 햇살로 붉게 빛나 마치 우주 행성을 보는 듯


화산 국립공원은 활화산으로 불의 여신인 펠레가 산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곳이다. 880㎢에 달하는 거대한 지역 곳곳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른다. 모험을 좋아한다면 분화구 안 투어 코스에 도전해 볼 만하다.


마우이섬은 서쪽 해안의 카나팔리,카팔루아가 리조트 지역으로 이름나 있다. 라하이나는 하와이 왕조시대(1795~1843년)의 수도로 한때 고래잡는 포경선의 집결지였으나 지금은 유람선과 낚싯배들이 모여드는 관광항으로 모습이 바뀌었다.


마우이 최고봉 할레아칼라산(3030m)의 일출광경을 보려면 호텔에서 새벽 3시에 출발해야 한다. 작은 화산구를 9개나 품고 있는 정상의 분화구는 아침 햇살로 붉게 빛나 마치 다른 행성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이곳에서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촬영했다.



◆오아후는 관광.쇼핑 즐기면서 역사도 배울 수 있는 곳


빅아일랜드와 마우이가 자연이 잘 보존된 관광지라면 오아후는 관광과 쇼핑을 즐기면서 역사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호놀룰루의 폴리네시아 문화센터는 하와이 통가 피지 사모아 등 태평양섬들의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영화 '블루 하와이'의 촬영지로 유명한 하나우마 베이는 스노클링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다. 하와이 섬 중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카우아이는 울창한 자연 산림을 자랑한다. 영화 '주라기 공원'시리즈는 모두 이곳에서 촬영됐다.



[ 짜릿한 감동 레포츠 천국 ]


하와이에서는 레저 스포츠를 즐길 기회가 많다.골프 낚시 윈드서핑 스노클링 사이클링 트레킹….


빅아일랜드 마오이 오아후는 골프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미국 PGA투어 첫 경기인 메르세데스배대회(1월초 마오이 플랜테이션)와 마지막 경기인 스킨스 대회(11월말 카우아이 포이베이)를 비롯 소니클래식등 중요한 골프 대회가 수시로 열린다.골프요금은 최고급 기준 1인당 2백달러 정도.오후 2시이후 경기에 들어가면 경기종료전 일몰가능성에 의한 투와일라이트(twilight)요금을 적용,50% 할인 받을 수 있다.


대어를 꿈꾸는 낚시 매니아라면 바다낚시배에 올라 보자.선장을 잘 만나면 1m가 넘는 참치 다랑어를 수십분동안 끌어 올려야 하는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요금은 요트종류에 따라 다양하지만 4인기준 하루 대여료는 6백 달러 정도.물론 선장이 동행하고 낚시 도구는 서비스 된다. 물안경을 쓰고 바다속을 구경하는 스노클링은 웬만한 호텔에서 장비를 대여 받을 수 있다.솥뚜껑만한 자라가 눈 앞에서 유영하는 모습을 보면 '천혜의 자연섬'이라는 말이 실감난다.마오이섬 서쪽 바다에는 매년 12-2월 산란기의 고래떼가 몰려 들어 운 좋으면 고래와 함께 스노클링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이 밖에 수㎞에 달하는 분화구 화산지대를 트레킹하거나 윈드서핑 산악자전거를 배우고 즐기는 프로그램들도 있다.블루하와이(www.bluehawaii.co.kr)투어넷하와이(www.tournet-hawaii.com)에서 이들 프로그램을 안내한다.공항에는 전문 업체들의 팜플렛이 많다. www.surfhawaii4u.com(서핑),www.dolphinexcursions.com(돌고래여행),www.atlantisadventures.com(디너 크루즈 여행)등등.



[ 한국 신혼부부 비자 발급 절차 대폭 간소화 ]


하와이 신혼여행이 쉬워졌다.


미국 대사관이 지난 9월부터 한국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비자 발급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기 때문이다.


한진관광 롯데관광 현대드림투어 세중해피투어 SK투어비스 범한여행사 등 6개 여행사를 통해 확인서를 받아 신청하면 최소한의 서류심사를 거쳐 30일 내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비자 인터뷰를 받을 수 있다.


하와이 관광청(02-777-0033)


하와이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블루하와이(02-319-0022)는 4박6일 일정의 두 가지 상품을 내놓았다.


오아후와 마우이를 둘러보는 상품은 하이야트 리젠시호텔에 묵으며 몰로키니섬을 관광하는 게 특징이다.


262만원. 오아후와 빅아일랜드를 둘러보는 상품은 빅아일랜드 페이몬트 오키드 호텔에 묵으며 하루 골프를 치는 일정이 포함됐다.


299만원. 하와이 현지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투어넷하와이(www.tournet-hawaii.com,전화 808-922-1122)는 자유여행객들을 위해 다양한 맞춤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호놀룰루를 주 4회 운항하고 있다.


매주 수·목·토·일요일 오후 8시 인천을 출발,호놀룰루에 현지시간으로 오전 8시50분에 도착한다.


호놀룰루에서는 아침 10시50분(현지시간) 출발,인천에 오후 4시10분(한국시간) 도착한다.


갈 때는 7시간 반,올 때는 바람 영향으로 10시간 반이 걸린다.


하와이는 한국보다 19시간 늦다.


하와이=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