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가 호쾌한 골사냥으로 유럽의 벽을 처음 넘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평가전에서 전반 4분만에 터진 최진철(전북)의 선제 헤딩골과 후반 21분 이동국의 추가골을 앞세워 2-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아드보카트호는 지난 10월12일 이란과의 첫 평가전 승리 이후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스웨덴전(12일) 무승부에 이어 올해 마지막 평가전 상대였던 세르비아-몬테네그로까지 꺾고 첫 유럽사냥에 성공하면서 3경기 연속 무패(2승1무)를 거듭했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특히 2006독일월드컵 유럽예선 10경기를 치르면서 단 1골만 내줬을 만큼 '철벽수비'를 자랑하는 팀이어서 한국의 '골사냥'은 크게 달라진 대표팀의 모습을 내보기에 충분했다.


한국은 또한 세르비아-몬테네그로(옛 유고연방)를 상대로 한 역대전적 3무3패 끝에 첫 승리를 낚는 기쁨도 함께 누리게 됐다.


이동국을 최전방 원톱으로 좌.우에 박지성과 차두리가 포진한 한국은 전반 1분만에 박지성의 왼쪽 측면돌파를 시작으로 공격에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치열한 '생존경쟁'속에 분위기가 달아오른 한국이 첫 골을 넣는 데는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단 4분만 필요했다.


전반 4분께 왼쪽 측면에서 박지성이 유도한 프리킥을 이을용이 왼발로 띄워 올렸고, 공격에 가담한 최진철이 골 지역 왼쪽에서 방향만 바꾸는 헤딩 슛으로 적진의 그물을 출렁였다.


지난해 11월 바레인과 월드컵 2차예선에서 골을 터뜨렸던 수비수 최진철으로서는 1년만에 다시 맛보는 짜릿한 골이었다.


쉽게 선제골을 빼앗은 한국은 전반 13분 박지성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동국이 헤딩슛으로 연결하려 했지만 아쉽게 무위에 그쳤다.


또 전반 24분께 미드필드 지역에서 이동국이 최전방의 차두리에게 연결한 위협적인 스루패스도 슈팅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역시 첫 골을 잃은 뒤 케즈만이 전반 22분과 36분에 연속 슈팅을 노렸지만 이운재의 선방에 막히면서 공격을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12분 박지성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페널티영역에 있던 이동국이 발리슛으로 연결하려고 했지만 헛발질하면서 완벽한 추가골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한국의 공격이 잠시 소강상태에 빠진 사이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역시 반격은 튼튼한 스리백의 방어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후반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던 공격의 흐름을 뒤바꾼 것은 '본프레레호' 시절 최고의 황태자로 손꼽힌 이동국의 개인기였다.


이동국은 후반 21분 한국 진영 아크서클에서 흘러나온 볼을 잡은 뒤 과감한 드리블을 통해 60여m를 혼자 몰고 돌진한 뒤 상대 진영 아크서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왼쪽 골 그물을 강하게 철썩였다.


골이 터지는 순간 전광판에는 시속 107㎞가 찍혔을 만큼 대포알같은 슈팅이었다.


승리를 직감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 26분 이동국을 불러내 안정환과 교체시켰고, 연이어 차두리 대신 정경호를 투입하며 선수들에 대한 실험을 이어나갔고 마침내 올해 마지막 평가전을 2-0 승리로 마무리됐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이충원 이영호 배진남 이광빈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