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金滉植) 박시환(朴時煥) 김지형(金知衡) 후보자 등 대법관 후보자 3명을 대상으로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실시된 임명동의안 표결은 한나라당의 입장에 따라 극명한 찬성률 편차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김황식, 김지형 후보자는 재석 272명 중 찬성이 각각 243명(89%)과 234명(86%)으로 비교적 높은 찬성률을 보였지만, 한나라당이 반대당론을 정한 박시환 후보자의 경우에는 찬성 159명(58%), 반대 104명(38%)으로 찬성률이 절반을 간신히 넘었다. 이 같은 찬성률은 대법관 후보자들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동의 대상이 된 지난 2000년 이후 최저수준이다. 지난 2003년 9월 5일 실시된 김용담 대법관 임명동의안은 97.1%, 같은 해 2월 17일 고현철 대법관 임명동의안은 91.5%의 높은 찬성률을 보였으며, 지난 9월 14일 사상 처음으로 국회 청문절차를 거친 이용훈(李容勳)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76.5%의 찬성률을 보였다. 다만 지난 7월 6일 실시된 조대현(曺大鉉)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안의 국회 표결 당시에도 찬성률은 58%에 그쳤다. 이 같은 `저조한 찬성률'에는 본회의 표결 직전 한나라당이 의총을 통해 박 후보자에 대해 반대 당론을 정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인사청문특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재웅(李在雄) 의원은 의총 보고를 통해 "박 후보자가 인간적으로는 훌륭한 인품을 가졌다는 평가지만 변호사 개업 후 과다수임료 문제, 코드인사, 도덕성 등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정치적 성향과 관련, "여당에 편중되게 지원금을 내고, 천정배(千正培) 법무장관이 사석에서 후보자로 지목했으며 탄핵변호인 활동 등 코드 인사 성향이 너무 강하지 않느냐는 주장이 대두됐다"고 덧붙였다.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는 비공개 의총에서 "앞으로도 대법관 인사청문회가 계속 있는 만큼 코드인사를 막는다는 경고적 의미에서라도 당론으로 반대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열린우리당이 박 후보자에 대해 "코드인사와는 거리가 멀며, 시대흐름에 맞는 적임자"라며 찬성 당론을 정했던만큼, 이날 나온 반대 104표 중 상당수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당론 반대표'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나라당 소속의원 127명 중 대다수가 표결에 참여했다고 가정할 경우, 법조계 출신 인사가 많은 한나라당 특성상 반대 당론에도 불구하고 20표 안팎의 `이탈표'가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