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와 정계, 의료계 등 미국의 줄기세포 연구 전문가들은 15일 최근 한국과 미국의 세계적인 줄기세포 연구자인 황우석 박사와 제럴드 섀튼 교수간의 결별 사태에 대해 일제히 "불행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으나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 이날 존스 홉킨스 대학 주최 '줄기세포 연구의 과학, 윤리및 정치학' 세미나에 참석한 캘리포니아 재활의학 연구소의 자크 홀 소장은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해 보도된 내용을 넘어 아는 것이 없다"면서 "이 상황에서 어떤 논평을 하는 것도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 보다 줄기 세포 분야의 연구가 훨씬 뒤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국이 세계 줄기세포 허브를 만든다고 했을 때 찬사를 보냈었다"면서 "세계 줄기 세포 허브에 협력키로 했던 일부 병원이 불참한다고 했지만 우리는 이 허브가 어떻게 우리에게 도움이 될 지 더 기다리고 지켜 볼 것"이라고 말했다. 황박사를 두차례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있다는 홀 소장은 "이번 사태는 매우 불행한 일이라면서 상황이 깨끗하게 정리돼 황 박사와 같이 일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세미나에서 '줄기세포 연구의 윤리'를 주제로 패널 토론을 벌인 존스 홉킨스 대학의 힐러리 보크 생명윤리학 교수도 "황박사와 섀튼 박사의 결별 기사를 신문을 보고 알았을 뿐 더 이상 아는 것이 없어 책임있는 논평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크 교수는 이날 "배아를 생명으로 본다면 살아있는 암세포도 생명이고, 암세포를 죽이는 화학치료는 대량 학살에 해당되는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배아 줄기세포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세미나에서 오찬 연설을 한 공화당의 마이크 캐슬 의원은 "미국은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난자 취득이 불임 치료후 남은 잉여 난자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난자 취득에 따른 도덕 논란은 발생하지 않는 데 한국에서 그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말하고 "미국이 한국은 물론, 영국과 같은 줄기세포 연구 선진국들과 협력해 나갈 수 있도록 국제적인 도덕 기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황 박사의 맞춤형 줄기세포 연구성과에 크게 자극받아,내년 상원이 조지 부시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 줄기세포 연구 증진법안을 통과시키려 하는 등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지지 여론이 높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재미 교포로 한국 올림픽 체조팀에서 훈련 도중 부상으로 척추를 다쳐 휠체어 생활을 하며 올 봄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재활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승복(미국명 로버트 승복 리) 박사는 "학계의 분위기는 잘 모르지만 병원내 환자들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보기 보다는 '잘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바라 보고 있다"고 전하고 "앞으로 황 박사의 연구에 임상적인 도움을 드리기 위해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