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넘도록 웃통을 벗고 등교하는 괴짜 남학생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144년 전통의 사립대학 채프먼대의 명물로 자리잡은 3학년생 제이콥 오시어(20).


웃통을 완전히 벗고 등교하는 오시어는 검은 머리를 뒤로 묶고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며 젖꼭지는 검정색 물감으로 칠한채 턱수염을 길게 기른 모습이다.


이런 오시어에 열광하는 동료 학생들은 온라인 동호회 '셔츠를 안입는 친구를 위한 클럽'에 가입하고 있는데, 509명의 회원을 둔 이 동호회는 '부시는 우리의 이웃이 아니다'에 이어 대학내에서 2번째로 인기가 높다.


영화를 전공하는 이 괴짜는 최근에는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면서 자신의 등을 광고판으로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광고 내용들은 학생들의 정치 캠페인이나 생일 소망 등이며 1회 광고비는 1달러씩.

특히 이 '명물'은 기념일마다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어 학생들은 기념일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가 됐다.


지난 3월17일 성패트릭 축일의 경우 젖꼭지를 에메랄드그린색으로 칠하고 등장했고 밸런타인데이에는 가슴과 양쪽 겨드랑이에 하트 모양을 그리고 나왔다.


이런 이벤트를 벌일 때 오시어는 학과장에게 사전에 꼬박 꼬박 보고하는 것은 물론이다.


오시어는 왜 옷을 벗고 다니게 됐을까?


오시어는 "어렸을 적부터 집에서는 답답해 거의 옷을 벗고 지냈는데, 2년전 대학에 입학한뒤 어느날 장난삼아 셔츠를 잃었다고 한 것이 시초가 됐고 한동안은 모자가 달린 검정색 망토를 걸치고 다녔다"고 말했다.


동생 조시아(19)와 학내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그는 지난해 가을부터 아예 웃통을 벗고 반라차림으로 다니자고 작심하고는 실천에 옮겼고 금새 캠퍼스의 화제 인물로 등장했다.


괴짜의 등장에 반한 여학생 레지나 알레토(19)는 지난 2월 5천100명의 채프먼대 재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동호회를 만들었고 순식간에 회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알레토는 "어느 누가 오시어만큼 기발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가 등장하면서 학교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의 매력에 빠졌다"고 말했다.


더구나 정면만 응시하며 걷고 말수도 적어 그의 신비감은 더해지는데, 알레토는 "그와 딱 한번 얘기했는데, `내가 동호회를 만들었어'하고 말을 건네니까 `오..좋은데'라고 응답하고는 악수했었다"고 소개했다.


현재 오시어에게 옷을 입을 것을 권하는 교수진은 절반 정도.

의복 착용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는 폴 맥크루덴 교수는 "주위를 산란하게 만들면서 강의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며 "자기옷을 가져와 입지 않는다면 이번주부터는 내가 옷을 가져다 입도록 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크 밀러 교수는 학생들이 오시어로 인해 방해받지 않는 것 같다면서 "오히려 짙은 선글라스를 쓰는게 더 거슬리는데, 그는 현재 정중하고도 공손하게 수업을 받고 있다"며 제지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