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 변신] 공무원 접고 국밥으로 재기 박수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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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시 계양동 영남대 옆. '온천골 가마솥국밥' 주인 박수근씨(49)는 새벽 5시에 일어나 가마솥에 불을 지핀다.
국밥집은 대구시 외곽의 한적한 대로변에 있고 한 그릇에 4500원 받는 전형적인 서민식당이다.
이런 식당이 한 달에 평균 6000여만원어치를 팔고 매달 2000만원의 순수익을 올린다.
2000년 개업 당시엔 인건비를 아끼기위해 아내는 물론 친척까지 동원한 가족 가게로 시작했지만 이젠 종업원 10명을 둔 유명식당으로 성장했다. 대구 울산 구미 등지에 '온천골' 상표를 단 9곳의 가맹점이 생겨날 정도로 이름도 크게 났다.
"개업 당시 하루 200그릇 정도 팔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개업 첫날 800명이 넘는 손님이 몰려왔어요." 불경기에 음식값이 싸야 하고 패스트푸드 홍수 시대에 식상한 현대인들이 옛 것을 그리워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토종국밥집을 연 것이 적중했던 것.
"반드시 한우고기를 사용하고 가마솥에서 장작으로 끓여서 놋그릇에 담아내놓습니다."
손님들이 순 옛날식 조리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주방을 개방식으로 꾸몄다.
양질의 식재료와 차별적인 서비스보다 더 결정적인 성공 요인이 있다. 손맛이다.
"국밥 맛을 제대로 낼 줄 아는 주방장을 못 찾아 고민고민 하던 끝에 '국밥을 잘 끓이는 사람'을 모셔오기로 했지요."
박씨는 대구 전역을 수소문해본 끝에 예전에 잔칫집마다 불려다니며 국밥을 끓여주시던 할머니가 아직 살아 계신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물어 물어 마산 친척집에 머물고 계시던 할머님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박씨의 삼고초려에 감복한 할머니는 맛내는 법을 가르쳐주었고 요즈음도 정기적으로 식당주방에서 손맛을 전수해주고 있다. 그는 할머니의 요리법 전수와 정기적인 컨설팅(?)에 보답하기위해 연봉을 지급하고 퇴직금까지 책정해놓았다.
국밥집이 성공하기 전까진 박씨는 자살충동을 느낄 정도로 불운을 겪었다. 경북도청에서 7급 공무원으로 남부럽지 않는 생활을 하던 그는 1995년 사표를 내고 사업에 도전한다.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채소 수경재배사업이 전망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카에게 사업을 권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장사가 안됐습니다.
조카보기도 민망하고 해서 직접 사업을 한번 해보기로했지요."
3500만원의 퇴직금에다 2억원의 빚을 내서 경산에 숯불갈비집을 냈다.
최고급 한우와 수경재배를 한 채소로 식재료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초기엔 장사가 잘 돼 가게를 150평까지 넓혔고 종업원도 많을 땐 28명까지 불어났다.
"매출에 비해 원가가 너무 들어 실속 없는 장사를 계속하던 참에 외환위기로 결정타를 맞았습니다."
은행 금리가 폭등,2억원이던 빚이 몇 달 만에 배로 불어났다. 결국 집이 경매에 넘어가고 공무원이던 아내의 봉급까지 압류가 걸렸다.
"자살하려고 산에도 여러번 올라갔었습니다."
죽기 전에 한번만 도전해보겠다는 각오로 아내를 설득,아내의 퇴직금으로 국밥집을 시작했다.
국밥집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빚 4억원도 말끔히 청산했다.
경매에 넘어갔던 집도 되찾았다.
박 사장은 집이 대구시내에 있지만 일주일에 한 번밖에 가지 않는다. 가게 관리에 몰입하기위해 인근 원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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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업을 잘 하려면 ]
아이템 선정이 성공 여부를 결정적으로 좌우합니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아이템을 때에 맞춰 개발해야 합니다.
식당에서 가장 고된 사람은 주인이어야 합니다.
저의 첫 사업인 고기집이 실패한 이유도 주인이 방관자였기 때문입니다.
성공하려면 장사에 따르게 마련인 고통과 갈등은 감수하고 심지어 '이런 것이 사업하는 맛'이라는 각오를 가져야 합니다.
첫 창업은 작게 출발해야 합니다.
작은 가게에서 1000~2000원짜리를 팔더라도 정성을 다해서 많이 팔면 성공합니다.
식당 장사는 생각보다 많이 남지 않습니다.
설사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하더라도 주인이 국밥이건 갈비집이건 '알바'체험을 통해서라도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최저 6개월은 체험해야 합니다.
종업원들은 놀 때는 놀고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조직 내부에 갈등을 불러일으킬 경우 둘다 내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등 인력관리는 단호하게 해야 합니다.
핵심 식재료는 직접 구매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지금도 트럭을 몰고 대구 매천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장을 손수 봅니다.
연락처 (053)814-0010, 011-507-2777
/ 박수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