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31일 네덜란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샤밀 바사예프, 빈 라덴과 같은 테러리스트들을 '쥐새끼'라고 표현하는 등 민감한 질문에 대해 거침없는 말들을 쏟아냈다. 푸틴 대통령은 1일 이틀간 일정으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기에 앞서 네덜란드 언론 2개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왜 러시아는 바사예프를 잡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바사예프는 쥐새끼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먼저 "(서구는) 왜 빈 라덴을 찾지 못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한뒤 "그들이 쥐새끼처럼 자기들은 숨어있으려고 하면서 다른 동료들만 공격을 당하도록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체첸에는 바사예프 말고도 쥐새끼 같은 놈들이 몇 명 더있다고 덧붙였다.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전 유코스 사장을 수감 외에 다른 식으로 처벌할 수 없었는가에 대해서는 "일각에서는 좋지 않은 결정이고 슬프다고 말하지만 정부는 위법에 대해 합당한 대응을 해야 하며 이것이 사회 불안정을 초래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에게) 당신이 5~6년동안 수십억달러를 벌었다면 주변이 떠들썩해질텐데, 당신도 (이를 조사할) 유럽이나 전세계를 상대로 자기 이익 보호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뼈있는 소리를 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유럽연합(EU) 가입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당신들이 (EU에) 초청해준다면 고려해보겠다"면서 "이런 질문을 들으니 무척 고맙고 기쁘다"고 말했다. '러시아 스스로 EU 가입을 요청할 수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러시아가 먼저 EU 가입을 부탁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난 어려서부터 원하는 어떤 것도 부탁하지 말라고 배워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확한 답변을 피한채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독립국으로서 항상 자주국방 능력을 갖춰왔다"면서 사실상 나토 가입은 어렵다고 시인했다. 언론 자유를 묻는 질문에는 러시아에 4만7천개의 간행물과 3천개의 라디오.TV방송사가 있다면서 이들을 통제할 수도 없고 그럴 마음도 전혀 없다고 분명히 했다. 하지만 최근 '국경없는기자회' 보고서 결과, 러시아 언론자유도가 전세계 138위에 그친데 대해서는 "그러한 평가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여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면서 한발짝 물러섰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