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경춘국도를 타고 청평 방면으로 40~50분 달리면 북한강을 배경으로 별장 같은 펜션이 모습을 드러낸다.


경기 가평군 대성리에 있는 보르도 펜션이다.


산자락이 병풍처럼 휘감고 있는 이곳에 들어서면 200여평 규모의 잔디 정원과 노송들이 방문객을 반긴다.


실내는 천연대리석 바닥과 멋들어진 샹들리에가 주인인 화가 강복용 사장이 가져다 놓은 아기자기한 장식품과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1,2층 전면을 통유리로 마감해 청평댐에서 양수리에 이르는 북한강 줄기가 그림 같이 펼쳐진다.


프러포즈용 펜션이란 말이 과장만은 아닌 듯하다.


이 펜션의 하룻밤 숙박비는 에누리 없는 100만원이다.


펜션의 '메카'로 손꼽히는 가평·양평지역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 1시간30분 거리인 강원 평창·횡성 일대에는 하루 숙박비가 50만~100만원에 달하는 고급 펜션들이 소리없이 들어서고 있다.


양평 목왕리의 보보스펜션과 파주 마장리의 화이트밸리,강원 평창 면온리의 휘겔하임 등은 문을 연 지 1년이 채 안됐다.


하루 숙박비가 90만원인 화이트밸리의 경우 산세가 뛰어난 박달산 조망권이 일품이다.


이용객의 대부분은 대기업 임원이나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가족이다.


초특급 호텔보다 비싸지만 낭만파들이 '프로포즈'를 하는 이벤트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다.


잔디 정원이 넓어 결혼식 또는 결혼피로연 장소로도 적격이다.


10~20명 정도의 워크숍과 드라마 또는 광고 촬영 장소로 제공되기도 한다.


이탈리아산 소파 등 고급 수입자재들로 치장한 실내에 홈바와 영화감상실은 기본이다.


주말엔 대개 손님들로 꽉 차지만 주중엔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


펜션 가동률이 연 20~30% 정도 되는 셈이다.


하지만 고급층을 겨냥한 귀족마케팅 덕분에 펜션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짭짤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같은 고급 펜션의 건축비는 일반 펜션보다 2~3배 높은 평당 700만~900만원.숙박비가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건평 70~90평의 복층 구조이기 때문에 평당으로 계산할 경우 일반 펜션보다 지나치게 비싼 것은 아니라는 게 운영업체들의 설명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