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가 20일 현대와 모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발표하면서 "현대의 현 상층과 한나라당 고위당직자와 근친관계"를 거론하면서 밀약설을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아.태 평화위 대변인 담화를 접한 정부 당국자와 대북전문가들조차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로 현대 상층부와 한나라당 고위당국자의 `근친관계'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북측이 언급한 `현대 상층'은 김윤규 사퇴를 불러일으킨 장본인인 현정은 회장으로 추정된다. 현 회장의 모친은 한나라당 고위당직자 K모 의원의 큰 누나여서 현 회장과 한나라당 K의원은 외조카-외삼촌 관계가 된다. 북측은 이를 두고 `현대의 현 상층과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와 근친관계'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 회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주축이 된 `폭소클럽', 즉 `폭탄주 소탕 클럽'에도 가입한 것으로 보도돼 눈길을 끌었었다. 이날 발표된 담화는 이례적으로 장문이었다. 남측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근친관계'까지 언급한 것으로 볼 때 북측이 상당 기간 관계자료를 수집했던 것으로 보이고, 현대아산과 관계를 결론짓는 성격의 이번 발표에 심사숙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이번에 밝힌 북측 입장이 쉽게 번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편 북측이 최근들어 거의 매일처럼 계속하고 있는 한나라당 비난에 이같은 특수관계가 작용하고 있다면 문제는 복잡해질 수 있다. 한나라당 배후에 미국의 반북 적대세력이 있고 이들의 입김이 `근친관계'를 통해 현대아산의 상층부에 작용하고 있다는 게 북측의 분석이라면 현정은 회장의 현대아산과 관계 개선은 더욱 어려울 수 있다. 아.태평화위는 20일 담화에서 "이번 현대사태에는 미국과 한나라당의 검은 손이 깊숙이 뻗치고 있다는 설도 떠돌고 있다"면서 "현대의 현 상층과 한나라당 고위당직자와 근친관계로 볼 때 남조선에서 떠도는 그들 사이의 밀약설도 전혀 무근거하다고만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