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법무장관의 지휘권발동 파문속에 김종빈 검찰총장이 14일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상당기간 검찰 내부 동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김 총장의 사표제출이 급박하게 이뤄지는 바람에 조직 전체의 의견을 수렴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한 채 사표 수리여부, 천정배 법무장관의 동반사퇴 여부 등 사태의 진행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 수뇌부는 15일 휴무일임에도 대책마련을 위해 긴박하게 움직였다. 천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과천 청사 장관 집무실에서 차관, 법무부 실국장이 참석하는 긴급간부회의를 소집, 후속대책을 논의 중이며 대검찰청도 같은 시간 고위간부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수뇌부의 긴박한 움직임과 달리 일선 검사들은 금요일 퇴근 무렵 갑작스레 총장 사표제출 소식을 전해들은 뒤 당혹감 속에 삼삼오오 모여 향후 사태의 파장에 대해 대화를 나눴을 뿐 집단적인 움직임은 거의 감지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일선 검사들은 총장 사표가 주말에 수리되지 않는 한 17일 출근 후 각 단위별로 향후 대응방안을 본격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총장이 조직의 수장으로서 사태를 수습키 위해 물러나는 모양을 갖춘 만큼 일선 검사들의 집단행동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사표가 수리된다면 후임 총장인선 등 과정에서 검찰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의 관계자는 "일단 사태추이를 지켜본다는 방침 아래 평검사회의를 열어 공식적 의견수렴에 나설지는 17일 출근 이후 논의한다는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지검의 한 간부도 "아직 별다른 모임은 없지만 일단 사표수리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사표가 수리된다면 주말안에도 검사모임이 있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일선검사들은 검찰총장의 용퇴 결정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사표가 수리될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법무부의 한 검사는 "총장이 사표를 낸 이상 반려가 되더라도 이미 검찰조직이 큰 상처를 입은 마당에 제대로 일선 검사들을 지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법무장관이 동반사퇴할지는 알 수 없지만 총장이야 결국 물러나지 않겠나"고 전망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평검사는 "총장으로서야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하겠지만 사퇴는 법무장관에게 최대한의 항의표시를 한 것일 뿐이다. 사퇴한다고 달라질 것이 아무것도 없지 않나"라며 총장의 퇴진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부산지검의 한 평검사는 "정부와 검찰의 갈등을 야기한 법무장관이 결자해지의 노력을 보여야한다"고 말해 천 장관 동반사퇴의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