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신화 재현을 위한 첫 걸음.' 신임 딕 아드보카트(58) 감독을 사령탑으로 맞이하면서 본격적인 월드컵 체제로 출범한 태극전사들이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신화 재현을 위한 첫 걸음에 나선다. 6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의 신화를 이뤄낸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KBS2TV 생중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지난 86년 아시안게임 이후 19년만에 국내에서 이란과 평가전을 펼친다. 한국과 이란의 A매치 역대전적은 7승3무7패로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접전을 펼쳐온 라이벌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한국이 26위로 18위인 이란에 8계단 밀려있다. 마지막 맞대결은 지난해 7월 31일 중국 지난에서 열렸던 아시안컵 8강전으로 당시 이란은 한국을 상대로 4-3 승리를 거둬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이란전은 중동과 동아시아의 축구 라이벌간 맞대결일뿐 아니라 새롭게 출범한 아드보카트호가 월드컵 4강신화 재현을 간절히 바라는 국민들에게 달라진 태극전사들의 첫 선을 보이는 자리여서 어느 때보다 승패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데뷔전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크기는 하지만 2006년 독일월드컵 무대를 빛낼 태극전사 옥석가리기 차원에서 다양한 시험을 통해 경기를 운영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미 이란전을 대비해 '3-4-3 전술'을 사용하겠다고 취임식에서 밝힌 바 있어 전술에 대한 시험보다는 다양한 선수교체를 통해 각 포지션마다 최적의 선수를 고르는 데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소집훈련 기간에 박주영-이동국(안정환)-박지성으로 이뤄지는 최전방 스리톱을 중심으로 좌우에 김동진과 최태욱, 송종국과 조원희를 나란히 기용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시켰다. 하지만 이동국과 송종국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좌(左)주영-우(右)지성의 최전방 측면라인에 안정환이 선발 원톱으로 나설 가능성이 짙다. 좌우날개는 김동진과 조원희가 맡고 중앙 미드필더에는 김두현과 백지훈이 나설 전망이다. 이란전에서 '무실점 완벽수비'를 원하는 홍명보 신임 코치의 소망을 이뤄줄 스리백 요원은 김영철이 중앙수비를 맡고 좌우에 김한윤과 유경렬이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맏형격인 최진철은 훈련도중 왼쪽 허벅지 근육에 통증을 느껴 선발출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골문은 경험이 많은 이운재가 막을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김영광의 교체출전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을 상대할 이란은 '백전노장' 공격수 알리 다에이와 미드필더 메흐디 마다비키아 등 2명의 핵심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공격조율을 맡아온 '테헤란의 마술사' 알리 카리미가 바히드 하세미안과 함께 최전방 투톱으로 나서 훈련을 치렀다. 카리미는 2004 아시안컵에서 5골로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A매치 86경기에서 31골을 터트릴 정도로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해 한국 수비진들이 특히 경계해야할 선수다. 이밖에 AFC 2005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오른 자바드 네쿠남를 비롯해 페레이둔 잔디, 라흐만 레자에이 등 독일에서 활약하는 해외파들이 대거 미드필더와 수비진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