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법제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선욱 법제처장이 즉석 '한자 퀴즈'를 푸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법제처가 추진 중인 '법률한글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관련 질의에 앞서 "특별법에 따라 바뀌게 될 법률용어 등 한자의 음과 뜻을 몇가지 물어보겠다"며 김 처장에게 문제를 낸 것. 법률한글화법이 단순히 한문에 한글음을 다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서였다. 총 10문제 중 '장리'(掌理·일을 맡아서 처리함) '삭도'(索道·케이블카 등의 케이블) '정려'(精勵·부지런히 일함) 등 3문제는 뜻을,'몽리'(蒙利·저수지 등 수리시설의 혜택을 입음) 등 나머지 7문제는 음과 뜻을 물어보는 문제였다. 다소 당황한 김 처장은 문제를 애써 풀려 했지만 결국 2개를 맞히는 데 그쳤다. 노 의원은 "법제처 장관이 문제를 틀린 것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라며 "국어사전에도 등장하지 않는 단어가 버젓이 법전에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처장은 "법무부와 협조해 한문을 단순히 한글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언어로 순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