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해서 기분은 좋다(I feel good)."


2002년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에서 한국과 '악연'을 맺은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선두주자' 아폴로 안톤 오노(23)가 지난 2000년 3월 이후 5년만에 힘겹게 한국을 방문했다.


오노를 포함한 10명의 미국 남녀쇼트트랙 대표팀은 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7일부터 서울 목동실내링크에서 열리는 2005-2006 세계빙상연맹(ISU) 쇼트트랙월드컵 제2차 대회에 참가한다.


이날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오노의 입국을 지켜보기 위해 수십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100여명의 경찰병력 1개중대가 입국장 주변을 둘러싸고 혹시나 있을 지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당초 미국 대표팀은 오후 2시35분 입국 예정이었지만 최근 발리 폭탄테러 때문에 대표팀 전원이 급히 상하이로 이동, 다른 비행기편으로 예정시간보다 1시간여 늦은 3시 4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에는 미국에서 직접 파견된 2명의 보안요원들이 빙상연맹 관계자들과 함께 미국대표팀을 맞이 했다.


오노가 입국장에 모습을 들어낸 것은 오후 4시15분께.


10여명의 안전요원에게 둘러싸인 오노는 경찰이 미리 만들어 놓은 동선을 따라 VIP 출입구를 통해 VIP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던 승합차에 몸을 싣고 숙소로 향했다.


경찰은 안전문제로 취재진의 접근을 아예 통제했고, 기를 쓰고 달려들던 취재진들이 '한국에 온 소감'을 묻자 오노는 "기분 좋다. 기자회견 때 말하겠다"는 짧은 대답만을 남긴 채 공항을 떠났다.


시종 밝은 얼굴로 입국한 오노지만 이번 대회에 제대로 출전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빙상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오노는 중국 항저우에서 열렸던 제1차대회 500m에서 넘어지면서 발목을 다쳐 이번 대회에 정상적인 출전이 불확실하다.


안전하게 오노를 맞이한 빙상연맹의 한 관계자는 "공항에서는 별일 없었지만 경기장에서의 안전문제가 더 신경쓰인다"며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라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