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암병원은 코골이클리닉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131명을 분석한 결과 31명(24%)이 `상기도저항증후군'으로 분류됐다고 29일 밝혔다. 수면다원검사는 뇌파 및 안구운동, 턱근육 근전도 등을 통해 수면 중 인체에 나타나는 복합적인 생리적 변화를 측정해 수면장애를 진단하는 방법으로 보통 지수가 5 이상이면 수면 무호흡 증세로 진단된다. 상기도저항증후군은 코골이 없이 입만 벌리고 자는데도 호흡 노력은 증가해 본인도 모르게 뇌가 자주 깨면서 깊은 수면을 방해받는 질환이다. 즉 소리없는 `코골이'인 셈이다. 연구를 진행한 한진규 교수는 "입을 벌리고 수면을 취하면 얼굴 구조상 혀가 뒤로 빠져 저 호흡이 유발된다"면서 "저 호흡 상태로 잠을 자면 일정량의 산소가 유지되지 못하면서 본인도 모르게 호흡이 빨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뇌가 자주 깨게 되면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되고 다음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상기도저항증후군 환자 31명 중 13명(42%)이 여성으로 여성의 유병률이 높았는데 이는 수면무호흡 환자의 여성 비율(19%)보다 큰 것이다. 임상적 증상으로는 구강호흡(입 벌리고 자는 것), 기복 있는 감정 변화,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으며 상당수 사람들이 수면 중 자신이 자주 깨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성별로는 남성의 경우 자고 일어났을 때 입마름 증상과 성관계 능력 감소를 호소한 반면 여성은 감정 변화, 불면증, 두통, 어지럼증, 근막통증 등을 주로 꼽았다. 한 교수는 "상기도저항증후군 환자들은 옆으로 누워 자면 호흡이 정상으로 바뀌는 양상이 높은 만큼 평소 옆으로 누워 자야 편안한 잠을 이룰 수 있다"면서 "환절기인 요즘 심각한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면 수면검사를 받아 수면건강을 체크해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bio@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