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8억 년 밖에 안 되지만 지구가 속해 있는 130억 살 짜리 은하계(은하수) 크기의 8배나 되는 우주 초기의 새로운 은하계가 발견됐다. 이런 발견은 별들이 처음엔 작은 은하계를 이루다가 점점 큰 은하계로 발전한다는 기존 이론을 뒤집는 것으로 학계의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미국의 천문학자들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망원경과 스피처 망원경을 사용해 빅 뱅 이후 8억 년이 지난 시점의 우주를 관찰하다가 이 은하계를 발견했다. 이처럼 우주의 초기에 잘 발달된 대규모 은하계가 있었다는 사실이 발견됨에 따라 학자들은 은하계들과 다른 천체들의 생성 가능 시기에 관한 기존 이론을 수정해야 할 지도 모른다고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I)의 마시모 스티아벨리 연구원은 말했다. 그는 "이번 발견은 은하계 형성과정이 우주의 매우 초기에 일어났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찾고 있는 최초의 빛이 더 오래 전에 있었음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리처드 엘리스는 "우주의 나이가 지금의 6% 밖에 안 됐던 시기에 이미 별들에 은하수의 8배나 되는 대규모 질량이 축적됐던 것"이라며 당시 이만한 은하계가 이미 형성 과정을 끝내고 있었다는 사실은 별들의 활동이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매우 활발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다가 갈매기 한 마리를 발견하는 것과 같다. 이젠 이 은하계 이전에 이런 시스템이 태동하게 된 우주의 시기가 언제인지를 추적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HUDF-JD2로 명명된 이 은하계는 보름달 10분의1 크기 정도에 불과한 허블울트라딥필드 구역에서 발견됐지만 가시광선으로는 볼 수 없었고 허블과 칠레에 있는 유럽남부천문대의 적외선 카메라에 포착됐다. 한편 나이가 많아 더 붉은 빛을 띠는 별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스피처 망원경은 이 젊은 은하계가 적외선 광선 속에서 예상외로 밝은 빛을 낸다는 사실을 발견해 이것이 매우 질량이 크다는 사실을 유추해냈다. 스피처 망원경팀의 마크 디킨슨은 "이 정도의 은하계는 오늘날 기준으로도 매우 큰 것이며 우주가 8억년 밖에 안 됐던 시기에는 어마어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회지 11, 12월 합병호에 발표된다. (워싱턴 로이터.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