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엔리사운드코리아(대표 임천복·www.resound.co.kr)는 보청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1988년에 광우메딕스로 창업,이비인후과 전문 의료기를 수입해 왔다. 지난 98년부터 8년간 지엔리사운드의 국내 총판을 맡아오다 올해 7월 한국법인으로 거듭났다. 지엔리사운드와 광우메딕스가 4 대 6의 비율로 투자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본사를 둔 지엔리사운드는 덴마크의 지엔다나박스와 미국의 리사운드가 지난 99년 합병한 기업이다. 전 세계 20개국에 38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80개국에 보청기를 판매하고 있다. 지엔리사운드코리아의 주요 제품은 '칸타패밀리''리사운드에어' '리사운드에어플러스' 등이다. 칸타패밀리는 청각 장애가 심한 사람을 위한 제품으로 새끼손가락 끝 두 마디 정도의 크기다. 리사운드에어 시리즈는 초·중급 청각장애인에게 적합한 제품으로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초소형이다. 특히 리사운드는 미국 등 경쟁사의 제품보다 2년 정도 앞선 제품이다. 지엔리사운드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경쟁사에서 새롭게 출시했다고 주장하는 디지털보청기를 지앤리사운드는 2003년에 이미 선보였다"고 말했다. 디지털보청기는 갖가지 소음이 혼재한 환경에서 소음을 줄여 듣고자 하는 소리를 입체적으로 생생히 들려주는 등 음향처리 기술을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보청기보다 높였다. 지엔리사운드코리아가 올해 '글로벌브랜드 마케팅대상'을 받은 것은 무엇보다 남다른 고객 친화 전략 덕택이다. 사실 한국의 보청기 시장은 청각장애인과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열악한 상황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국내에서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는 난청인은 10명 가운데 1.25명 수준이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을 꺼린다는 이야기다. 지엔리사운드코리아도 이 같은 점을 감안,보청기 디자인을 세련되게 만들었다. 이 회사 리사운드에어의 경우 기존 보청기처럼 귀 안에 본체를 삽입하는 대신 본체를 귀고리 모양으로 제작하고 얇고 투명한 튜브를 귀 속에 넣는 방식을 취했다. 이 제품은 국내는 물론 덴마크와 일본 등 해외에서 수차례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잠재적 고객인 청각장애인을 위한 사회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엔리사운드코리아는 인공 와우(달팽이관)를 이식한 장애인들을 중심으로 클라리넷 연주단인 '리사운드클라리넷앙상블'을 창단하고 지난해 12월 정기연주회를 연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국회의원 회관에서 초청 연주회를 벌였다. 또 난청인들의 재활을 위해 인공 와우 수술과 재활치료 지원 기금을 모집하는 '사랑의달팽이'도 발족,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유통망도 기존 보청기 전문 업체들과는 차별화했다. 대리점을 통해 보청기를 판매해 오던 방식에서 탈피해 이 회사는 병원을 통한 영업에 주력하고 있다. 안경을 맞출 때 안과에서 정확히 시력을 검사받고 하듯이 청력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이치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HC'(Hearing Consultant·청력상담자)라 불리는 영업사원을 병원에 상주시켜 고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원스톱 서비스는 이비인후과 의사 등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검사를 기반으로 귓본을 떠서 맞춤 보청기를 생산하는 서비스다. 지엔리사운드는 이와 함께 전문CS(고객만족)팀도 운영하고 있다. CS팀은 회사로 찾아오는 고객에 대한 청력검사 등 정규 상담을 하는 한편 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청각사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병원의 보청기에 대한 수요에도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 지엔리사운드코리아측은 "보청기 수요자는 노인들이 많은 반면 실제 부담자는 그들을 부양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고객 타깃을 정확히 잡아내기 애매한 데다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전반적으로 깔려 있어 마케팅이 쉽지 않았다"며 "따라서 사회문화적 활동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시켜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02)541-9222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