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가 23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키로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무대에 갑작스런 손가락 통증으로 서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공연은 오후 7시 30분부터 세계적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키로프 오케스트라의 림스키-코르사코프 '스페인 기상곡' 연주로 시작됐다. 원래 프로그램에 따르면 정씨는 이 곡에 이어 바로 무대에 등장해 브루흐의 '바 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정씨는 무대에 나타나지 않았고 차이코프스키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발췌곡 등 앙코르 곡까지 포함해 예정에 없던 3곡이 오케스트라에 의 해 연주됐다. 정씨는 공연 말미에 바이올린 대신 마이크를 들고 무대에 나타나 "아침 리허설 도중 왼손에 통증이 와 병원에서 마취제를 맞았는데 마취가 풀리지 않았다"며 "최상 의 연주를 들려드리지 못할 상황이어서 공연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연주를 들려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 관객의 양해를 구한다"면서 " 유료 관객에게는 28일 다시 열리는 브람스 공연에 초청하겠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기획사 CMI 여지희 차장은 "얼마전 바흐 공연 때 인대가 늘어난 적이 있는 데다 이번 공연 때문에 연습을 너무 많이 해 무리가 온 것 같다"며 "끝까지 연주를 하기 위해 정씨의 순서를 맨 뒤로 미뤄가며 손가락이 낫길 기다렸지만 결국 못하고 말았 다"고 말했다. 정씨와 키로프 오케스트라의 협연은 28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에서 또 한 차례 열릴 예정이다. CMI측은 "28일 공연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오늘 공연 표를 가지고 28 일에 다시 오는 관객에겐 50% 할인해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