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집권 노동자당(PT)이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그동안 정부와 집권당을 비난했던 야권과 언론에 대해 소송 제기를 검토하는 등 반격을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전체 당원을 대상으로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투표를 실시하면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는 PT는 전날 "야권과 언론의 무차별 공세와 폭로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합법적인 국정운영을 무기력하게 만든 점에 대해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르소 젠로 임시 총재는 "PT는 그동안 숱한 비난을 감수해 왔으며 우리의 잘못을 바로잡아 가고 있다"면서 "그러나 동시에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시간을 맞고 있다"고 말해 그동안 수세에 몰려있던 입장에서 벗어나 야권과 언론에 대한 공세를 예고했다. 이와 관련, PT 전국위원회는 전날 야권과 언론의 집중공격으로 만들어진 'PT의 범죄집단화' 인식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문제를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당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엄청나고도 노골적인 보도를 통한 여론조작에 정면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PT 지도부는 "민주주의 정권 아래 집권당이 이처럼 철저하고 조직적으로 야권과 언론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룰라 대통령과 PT 정권에 대한 왜곡된 여론을 조성한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PT 지도부는 특히 룰라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를 주도했던 브라질사회민주당(PSDB)과 자유전선당(PFL)을 직접 거론하면서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페르난도 콜로르 데 멜로 전 대통령과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조 전 대통령 정부 시절 브라질을 재앙으로 이끌었던 인사들이 지금은 마치 구세주가 된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면서 "카르도조 정부는 저성장, 고 이자율, 고 인플레, 고 실업률, 정부부채 증가만을 남겼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언론은 PT가 정치권의 폭로정국이 막바지로 접어드는 것에 맞춰 새 지도부 구성을 통해 안정을 찾은 뒤에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두고 야권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