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이후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더욱 얼어붙고 있다. 재건축아파트 단지에선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매물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일반아파트의 경우 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물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본격적인 비수기에 접어들고 있어 아파트값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일선 중개업소들은 예상했다. ◆재건축 아파트 금리 상승에 좌불안석 재건축시장이 특히 얼어붙고 있다. 매물은 계속 쌓여가고 가격 낙폭도 크다. 8·31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추석 직전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가 상승해 시장을 급랭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파구 가락동 S공인 관계자는 "대출을 총 동원해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2∼3채씩 사둔 사람들이 많다"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이자 이런 사람들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매물도 빠르게 늘고 있다. 강동구 둔촌주공 인근 L공인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존 급매물보다 호가를 더 낮춘 매물이 나오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구 개포동 A공인 관계자는 "추석연휴 3일을 쉬고 문을 열었지만 이전과 마찬가지로 집을 사겠다는 문의전화도 아예 없다"고 말했다. 주요 재건축 대상 단지들의 호가는 지난 6월 말 대비 1억∼1억5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개포주공 1단지 17평형은 10억5000만원에서 9억원으로 떨어졌다. 둔촌주공 34평형도 8억원에서 7억원으로 내려앉았다. 가락시영 2차 17평형은 7억7000만원에서 6억600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일반아파트는 비교적 매물 적어 실수요층이 두터운 일반아파트는 재건축 아파트에 비해 상황이 나은 편이다. 아직은 호가 하락폭이 작고 매물도 그리 많지 않다. 강남구 도곡동 A공인 관계자는 "일반아파트의 경우 호가가 최고점 대비 5000만원 전후 하락한 상황에서 살 사람도 없고 매물도 많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반아파트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4분기가 강남권 시장에선 최대 비수기기 때문이다. 강남구 대치동 H공인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학기 중에는 이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정상일 때도 10∼12월엔 가격이 떨어졌다"며 "올해는 정부 대책까지 겹쳐 낙폭이 더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거래가 끊기면서 중개업소들은 울상이다. 역삼동 K공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 거래가 거의 없어 직원을 내보내거나 전업을 검토하는 중개업소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