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IT업체들이 자동차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다. 모터 배터리같은 부품과 카오디오 내비게이션 등 전자관련장비에서 새로운 사업영역을 발굴,확대하는 추세다. 오는 2010년에 이르면 전자업체들이 엔진까지 만들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가 고도의 전기· 전자 기술을 채택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 IT업체들에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일본 닛케이비즈니스는 최근호에서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카의 등장이 IT업체들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히타치 미쓰이전기 등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히타치는 자동차 부품회사 세계에서 유일하게 하이브리드 카의 세 가지 핵심 부품인 모터,인버터,배터리 생산 능력을 모두 갖춘 히타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 하이브리드 카가 북미시장을 휩쓸고 있는 데 힘입어 히타치 자동차사업부는 순이익 증가율이 회사 전체 평균치의 두배인 7%에 이르는 등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관련부문 매출을 올해 5500억엔에서 2010년에는 1조엔까지 늘릴 계획이다. 미쓰이전기는 지난해부터 미국 포드에 배터리와 각종제어장치를 일체화한 하이브리드 카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히타치 자동차사업부문장 하세가와 다이지 상무는 "2010년에는 자동차 부품회사가 아니라 전기회사가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을 만드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과 MS의 도전 애플은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한 아이포드를 기반으로 카오디오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다. 애플의 전략은 카오디오를 직접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메이커들을 설득해 아이포드와 호환 가능한 카오디오를 장착하게 만드는 데 있다. 인터넷으로 다운로드받은 음악을 운전 중 들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성과는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북미에서 나온 BMW를 시작으로 올 들어 메르세데스벤츠,볼보,페라리,닛산,마쓰다에서 나온 신차들이 잇따라 아이포드를 연결할 수 있는 카오디오를 옵션으로 제공했다. 일본 닛산은 11개 차종에 아이포드와 호환 가능한 내비게이션을 장착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운영체제를 활용한 내비게이션 시스템 '윈도 오토모티브 5.0'을 최근 선보였다. 이 회사는 향후 내비게이션이 자동차 PC처럼 진화해 이 소프트웨어가 개당 100달러짜리 상품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장성 낙관적 미국 시장조사회사 JD파워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생산 대수는 올해 6648만대에서 2020년에는 1억116만대로 5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 전기 기계 도료 등 수많은 연관산업을 거느리고 있어 관련시장 규모는 올해 1조9600억달러(2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자동차 가격이 전혀 오르지 않더라도 15년 후 관련시장 규모가 3000조원으로 급팽창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