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펀드에 가입해야 하나. 혹시 지금 가입해 상투를 잡는 건 아닐까?" 간접투자 열풍이 불면서 각종 펀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투자자들이 '좋은 펀드'를 고르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펀드에 가입하긴 해야겠는데 자신이 없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금 펀드에 가입해도 늦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또 여러 상품에 분산투자한다면 펀드선택의 실수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장기 분산투자면 지금이라도 펀드 투자 유망 최근 주가 급등으로 주식형펀드가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4일 현재 규모 100억원 이상 펀드 중 8개가 최근 1년 새 수익률이 50%를 넘어섰다. 40%를 넘는 펀드는 21개에 달한다. 유리자산의 '유리스몰뷰티주식'은 최근 1년간 136.39%의 수익률을 거뒀다. 은행권의 특판정기예금 금리(4.5% 안팎)의 약 30배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 같은 '성적'이 어디까지나 '과거 수익률'이란 점이다. 투자자들로선 앞으로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몇 가지 투자 원칙만 지킨다면 지금 펀드투자를 시작해도 은행금리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장진우 삼성증권 상품지원파트장은 우선 "채권형보다는 주식형펀드에 주목하라"고 권고했다. 채권형펀드는 금리상승(채권값 하락)기엔 수익률이 낮아지는데 경기회복 가능성 등으로 향후 금리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장 파트장은 "반면 국내 증시 전망은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밝다"고 말했다. 다만 펀드투자도 분산투자가 바람직하다.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마제스티클럽부장은 "투자 목표와 수익률을 결정한 뒤 거기에 맞춰 성장주 중·소형주 가치주 인덱스형 혼합형 등 여러 유형의 펀드 중 2~3개를 골라 나눠 투자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선박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대안투자펀드와 해외펀드도 분산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도나 라틴아메리카 등에 투자하는 일부 해외펀드는 최근 1년 새 60~70%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들 대안투자펀드와 해외펀드는 금융투자자산의 15~30% 수준이 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권고다. ◆어떤 펀드를 고를까 전문가들은 펀드를 고르는 방법으로 △자산운용사들이 주력상품으로 내놓은 대표펀드 △과거수익률이 좋은 상품 △펀드수수료가 저렴한 펀드 등을 꼽았다. 제로인의 이재순 팀장은 "자산운용사들은 각 시기마다 자사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대표펀드를 판매하고 있다"며 "각 운용사들이 이 펀드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만큼 대표펀드를 고르는 게 안전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배당주펀드와 성장주펀드에 함께 가입하는 것도 분산투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병성 미래에셋증권 아시아선수촌지점장은 "과거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상위권에 든 운용사를 우선 선별한 뒤 그 회사의 1년 이상 된 펀드 중 하락장에서는 지수보다 수익률이 덜 떨어지고 강세장에선 초과 상승한 상품이 좋다"고 말했다. 규모는 가급적 500억~1000억원이 넘는 대형펀드가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펀드평가 이동수 펀드 애널리스트는 1년 12개월 중 지수보다 수익률이 높은 달이 몇 개월이나 되는지 등 수익률의 지속성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또 "펀드수수료도 중요한 잣대"라며 "잘만 찾아보면 일부 자산운용사 펀드의 운용수수료가 다른 운용사에 비해 훨씬 저렴한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