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36회 야구월드컵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4강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국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야구장에서 열린 야구월드컵 8강전에서 선발 투수 최대성(롯데)의 역투와 김상현(상무)의 홈런 등 집중타를 앞세워 강력한 우승 후보 일본을 5-1로 제압했다. 한국은 이로써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9-0 승리 이후 일본과의 국제경기에서 당했던 5연패 수렁에서 벗어났고 제33회 이탈리아 야구월드컵(1998년) 이후 7년여만에 4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한국은 오는 17일 새벽 네덜란드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A조 4위로 간신히 8강에 오른 한국은 B조 1위인 일본을 맞아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져 고전이 예상됐지만 배수진을 치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선발 투수 최대성은 최고 구속 151㎞의 강속구와 예리한 변화구를 내세워 일본 타자들에게 8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산발 9안타 1실점으로 막아 수훈갑이 됐다. 안개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국은 1회초 1사에 박기남(LG)이 내야안타를 치고 나간 뒤 2사에 최길성(LG)의 볼넷으로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박정권(상무)의 헛스윙 삼진으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2회초 선두타자 김상현이 상대투수 사카모토 다모츠의 공을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냈다. 한국은 이어 정상호(상무)의 중전안타와 문규현(상무)의 1루 땅볼로 1사 2루를 만든 뒤 정보명(상무)의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정상호가 홈을 밟았고 윤석민(두산의) 중전안타로 1점을 더 보태 3-0으로 달아났다. 일본 또한 거의 매회 주자를 내보내며 추격의 기회를 노렸다. 일본은 3회말 2사 2루에서 소요기 에이신의 중전안타로 1점을 만회한 뒤 5회말 2사 1,3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에이신이 유격수 뜬공에 그쳤고 6회와 7회에도 주자를 내보냈지만 점수를 뽑지 못했다. 3회부터 6회까지 삼자범퇴로 침묵했던 한국은 8회초 윤석민이 3루수 실책으로 나가고 유재웅의 좌전안타로 2사 1,2루를 만든 뒤 바뀐 투수 이소무라 히데토를 상대로 박정권과 김상현이 연속 안타로 5-1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일본은 9회말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구원 등판한 장원삼이 대타 후지이 아쓰시가 삼진을 당하고 이케베 게이지가 병살로 물러나며 무릎을 꿇었다. A조 2위 네덜란드는 압도적인 전력으로 푸에르토리코를 10-0으로 제압했고 디펜딩 챔피언 쿠바는 미국을 11-3으로 눌러 이날 니카라과를 2-1로 물리친 파나마와 4강에서 만나게 됐다. ▲8강 전적 쿠바 11-3 미국 네덜란드 10-0 푸에르토리코 파나마 2-1 니카라과 한국 5-1 일본 (에인트호벤=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