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가 부활하고 있다.


9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대세 상승기마다 시장을 주도했던 성장주는 2000년 이후 가치주에 밀려 증시에서 소외받아 왔지만 최근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성장주는 현재는 그다지 좋지 않지만 앞으로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으로,당장 실적이 좋은 가치주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김한진 피데스증권 전무는 "주요 기업들이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설비투자를 늘리는 등 경영전략 초점을 다시 성장 쪽으로 맞추면서 이익증가율이 높은 성장주가 다시 증시의 주요 테마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 LG 현대차 등 주요 그룹들은 올 들어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 대비 10∼20% 이상씩 늘리고 있다.


◆성장주 수익률이 가치주 앞질러


14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성장주의 최근 1년 누적 수익률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가치주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황영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거래소시장의 대표적 성장주 20개 종목의 최근 1년 평균 누적 수익률은 76.1%로 가치주 20개 종목의 수익률 72.1%를 4%포인트차로 앞섰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주 부상은 세계 증시의 공통 현상"이라며 "올 들어 지난 3월 이후 선진국은 물론 아시아 이머징마켓에서 성장주의 상대적인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에 대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경기선행지수가 바닥권에서 상승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경기가 저점을 벗어나고 있는 신호가 나오면서 성장주가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과거에도 경기가 저점을 벗어나는 국면에서는 항상 성장주가 시장 주도주로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조선 금융업종 성장세 두각


한상수 동양투신 주식본부장은 "이른바 '저PER(주가수익비율)주' 등 가치주들은 올초까지 급등해 투자 매력이 반감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치주보다는 성장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성장주의 상대적인 강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성장형 우량주에 적극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래에셋증권 분석에 따르면 2004~2006년까지 3년간 이익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조선으로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이 842.68%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 보험 은행 등 금융주도 이익 증가 속도가 빨라 대표적인 성장 유망 업종으로 꼽혔다.


이 센터장은 특히 이들 업종 외에 대표적인 성장주로 분류되지만 최근 상승장에서 상대적인 수익률이 낮아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이 큰 개별 종목에도 주목할 것을 권유했다.


그는 현대하이스코 신세계 한진 호텔신라 크라운제과 태영 삼천리 삼양사 삼호 삼환기업 동부한농 등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