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사가 13일 올해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함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임.단협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올해 차업계의 임.단협에서는 현대.기아차가 2009년부터 주간연속 2교대 근무제를 실시키로 하고 대부분의 업체가 예년 수준의 임금인상률에 합의한 것 등이 주요 특징이다. ◆ 현대.기아차,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합의 = 기아차와 12일 노조의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임.단협안을 가결시킨 현대차는 각각 2009년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키로 합의했다.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시기와 관련, 당초 현대.기아차 노조는 2008년 4월, 사측은 2011년을 각각 주장하며 맞서왔으나 두 회사 노사 모두 2009년 1월부터 실시키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현대차는 주간조가 오전 8시(기아차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기아 오후 5시30분), 야간조는 오후 9시(기아 오후 8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기아 오전 5시30분)까지 각각 근무하고 이후 2시간씩 잔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주간연속 2교대제가 실시되면 심야근무(0시-6시)가 없어지고 오전 6시 또는 6시30분부터 오후 11시30분 또는 밤 12시 사이에만 2교대로 근무하는 형태로 전환된다. 현대.기아차는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과 관련, "장시간 심야근로에 따른 직원들의 건강권을 확보하고 기업체의 세계적 대세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라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주.야간 교대제를 운영중인 GM대우차와 쌍용차의 경우 주간연속 2교대제에 대한 논의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향후 이들 업체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노사가 주간연속 2교대제에 따른 근무시간 조정이나 조업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성 보존 방안, 임금체계 등은 추후 논의키로 해 협의과정에서 노사간에 진통을 겪을 소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 ◆ 예년 수준의 임금인상률 = 현대.기아차 노사는 임금 월 8만9천원(기본급대비 6.9%) 인상과 성과급 300% 및 격려금 200만원 지급에 각각 합의했다. 현대차는 올해 임금인상률에 대해 현대중공업의 타결 인상률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매출규모나 경영실적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작년의 경우 월 임금 9만5천원(기본급 대비 현대 7.8%, 기아 7.9%) 인상과 성과급 200% 지급, 격려금 100% 및 특별일시금 100만원 지급 등에 합의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경우 2001년 10.0%, 2002년과 2003년 9.0%씩 임금을 인상한 바 있다. 지난달 5일 국산차 업체중 가장 먼저 임금협상을 타결지은 GM대우차는 월 임금 8만5천원(기본급의 6.77%) 인상과 내년 4월부터 동종사 임금격차분 6만2천310원(기본급의 4.96%) 인상, 타결 일시금 150만원 및 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다. GM대우차도 작년의 임금 월 12만3천원(기본급대비 11.01%) 인상, 일시금 150만원 및 품질목표달성격려금 100만원 지급과 비슷한 규모다. 이에 비해 올해 상반기 68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쌍용차는 지난해 월 7만5천원(6.8%) 인상과 성과급 200% 및 일시금 100%, 격려금 100만원 지급보다 다소 낮은 수준인 기본급 5만9천원(4.94%) 인상, 생산장려금.성과급 각 100만원과 격려금 5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고질적 파업 재현 = 올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예년보다는 짧고 강도도 약하지만 고질적인 파업이 재현돼 상당한 금액의 손실을 초래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5일부터 진행된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이달 8일까지 총 4만2천707대를 생산하지 못해 5천910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차는 1987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분규 타결된 94년을 제외한 17번의 전면.부 분파업으로 모두 92만4천278대의 생산 차질을 빚어 8조2천754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 으로 집계됐다. 기아차도 지난달 29일부터 12일까지 노조의 부분파업에 따라 생산차질이 2만9천671대, 매출손실은 4천273억원에 달하며, 400여개의 1차 부품 납품업체를 포함한 전체 6천여개에 이르는 협력업체들도 약 4천68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비해 GM대우차와 쌍용차는 노조의 파업 결의에도 불구, 실제 노조의 전면 파업없이 교섭 타결을 이끌어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