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기업들이 주가 안정을 위해 은행이나 증권회사를 통해 위탁 운용하는 자사주 펀드가 증시 호황에 힘입어 해당 기업들에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로서는 자사주 펀드를 운용해 주가도 올리고 시세차익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 셈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원종합개발은 최근 2년 동안 자사주 펀드를 운용한 결과 투자 원금의 2배가 넘는 28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지난 2003년 7월 말부터 19억원을 투입해 594만주를 매입한 주식을 최근 47억원에 되팔았다. 수익률은 연평균 73%에 달한다. 이 기간 주가도 300원대에서 800원대로 상승,주가 안정 효과도 톡톡히 거뒀다. 같은 코스닥 기업인 삼천당제약도 3년 넘게 운용해온 자사주 펀드를 최근 정리해 4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동안 33억원을 투자해 사들인 196만주를 올 들어 모두 77억원에 장내에서 매각했다. 두 개 이상의 자사주 펀드를 운용한 곳도 있었다. 거래소시장에서는 동부화재가 3개의 자사주 펀드를 운용해 모두 44억원,코스닥시장에서는 성도이엔지가 2개를 운용해 모두 13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이 밖에 거래소 기업인 혜인(시세차익 6억원)과 코스닥 기업인 경동제약(21억원) 등도 자사주 펀드로 쏠쏠한 재미를 누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펀드도 수익 상품인 만큼 운용 성과에 따라 손해를 본 곳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자사주 펀드 운용을 마친 곳은 증시 호황에 힘입어 대부분 적지 않은 수익을 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