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4:44
수정2006.04.03 04:46
"사무실 길 건너 다방으로 오세요."
송파신도시 발표로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서울 송파구 거여·마천동 일대에 중개업자와 계약자 간의 때아닌 몰래 만남(?)이 성행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8일부터 거여동 일대를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키로 함에 따라 그 이전에 잔금을 치르려는 계약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주말 투기단속 특별대책반이 대거 투입되면서 이들의 눈을 피해 사무실 문을 걸어잠그고 인근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잔금을 납부하고 서류에 도장을 찍는 첩보 작전 같은 진풍경이 이곳 저곳에서 목격됐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마천1동 K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거여·마천동 일대를 이번 주 중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묶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취득·등록세 등 거래세를 줄이기 위해 1~2개월 후 잔금을 치를 계획이었던 계약자들이 서둘러 잔금을 치르고 있다"며 "때가 때이니만큼 제3의 장소가 중개업소나 계약자 양측에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매입자와 매도자 간의 '숨바꼭질'도 벌어지고 있다.
급히 잔금을 치르려는 매입자들을 피해 매도자들이 전화기를 꺼 두고 다른 곳으로 몸을 피하는 것.이 지역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중도금까지 받은 매도자들이 계약 해지는 못 하고 매입자의 심리를 이용해 조금이라도 더 가격을 높여 받기 위해 내놓은 고육책이다.
거여동 M공인 관계자는 "주택 소유주들이 매입자의 몸이 최대한 달았을 때 연락해 가격을 올려 받으려고 한다"며 "신고 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에 잔금을 치르도록 해주는 대신 보통 3000만~4000만원을 더 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정호·이상은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