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5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돼 중국산 섬유류 수입쿼터 문제 등 양측간 현안을 둘러싼 협상이 시작됐다. EU측은 이번 회담에 순번제 의장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와 주제 마누엘 바로수 집행위원장, 하비에르 솔라나 외교정책 대표, 피터 만델슨 통상담당 집행위원 등이 참석했다. 중국에서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보시라이(薄熙來) 상무부장 등이 카운터파트로 나섰다. 미국 방문을 연기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6일 블레어 영국 총리와 회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일정인 이날 회담의 최대 현안은 유럽의 주요 항구에 발이 묶여 있는 중국산 섬유제품의 처리 문제다. 양측이 지난 6월 합의한 중국의 대(對)EU 수출쿼터가 소진됨에 따라 8천만점에 이르는 섬유제품이 유럽의 주요 도시 세관에 압류된 채 쌓여 있다.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전날 베이징에 도착, 보시라이 상무부장과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1998년 이래 8번째 개최되는 이번 연례 회의에서는 지구온난화 방지 및 재활용에너지 이용 등에 관한 협약과 노동취업 및 사회복지 협력 양해각서 등에 서명하고 우주개발 협력 공동성명 등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EU 투자은행의 베이징공항 확장 5억유로 차관 제공, 황허(黃河) 양쯔(揚子)강 보호 5천500만유로 원조 등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다. 회담에서는 이밖에 1985년 양측이 체결한 '유럽공동체-중국 무역.경제협력 협정'을 대체해 향후 20년간 적용할 새로운 협정을 맺는 문제를 협의하게 된다. EU의 대중국 무기금수 해제와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지위 인정 문제는 중국의 지대한 관심사항이지만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