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데 따른 충격과 매수세 공백이 겹치며 2%대 급락세를 연출했다. 29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3.39포인트(2.15%) 떨어진 1,063.16에 마감됐다. 이날 시장은 미국의 부동산 거품에 대한 그린스펀의 경고, 시간외 거래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는 유가 소식 등으로 심리적 부담이 커지며 개장 직후 1차 지지선인 1,080선이 힘없이 무너진 데 이어 장중 한 때 1,060 아래로 밀려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종가기준 주가지수가 1,06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18일 이후 처음이며 이날 낙폭은 올들어 3번째로 큰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장 마감후 매수를 늘리며 868억원어치를 순매수, 지난 주말에 이어 이틀째 '사자'에 나섰고 기대했던 투신권의 순매수 규모는 558억원에 그쳤다. 반면, 연기금과 증권사는 각각 813억원, 268억원씩을 순매도하며 매수세가 부재한 가운데 수급악화를 부채질했다. 전 업종이 약세를 보였으며 특히 조정 장세에 대한 우려에 휩싸인 증권주(-5.45%), 고강도 부동산대책 발표를 이틀 앞둔 건설주(-5.12%)가 폭락했고 고유가 부담에 직면한 운수.창고주(-3.38%)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시가총액 30위권내 전 종목이 하락한 가운데 삼성전자(-1.64%)는 54만원에 턱걸이했고 LG필립스LCD(-2.22%), 하이닉스(-3.82%)는 하락폭이 더 컸다. 금융주도 우리금융(-4.47%), 기업은행(-3.74%), 외환은행(-3.27%)이 급락했다. 고유가 영향 속에 한국전력(-0.93%)은 비교적 선방했으나 5일째 약세였고 대한항공(-1.13%), 현대상선(-6.48%) 등 주요 운수주는 물론, SK㈜(-0.40%), S-Oil(-1.03%) 등 정유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상승종목은 상한가 7개 등 98개에 불과한 반면, 하한가 13개 등 679개 종목이 떨어지는 전형적 약세장이었고 보합종목은 34개였다. 정규 장중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3억6천943만주, 2조4천341억원으로 2조원대 거래대금이 사흘째 유지되는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한편, 시간외 매매에서는 ㈜쌍용과 호텔신라, 현대상사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뛴 반면, 에스씨에프, 동양종금증권은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위원은 "매물부담보다는 매수세 공백이 시장을 충격에 비해 과도하게 움직이게 만들었다"며 "유가의 급등이 시장의 약세를 가져왔으나 배럴당 80달러선을 뚫을 때까지는 인플레이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움직임 등이 있는 만큼,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