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택시를 타면 가끔씩 이상한 경보음을 듣게 된다.


그리고 경보음이 울릴 때마다 1∼1.5싱가포르달러(1싱가포르달러=약 618원)씩 택시 요금이 올라간다.


무인 도로 통행료 징수 시스템인 ERP(Electronic Road Pricing)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ERP 시스템은 싱가포르를 선진국 대도시 가운데 교통 혼잡이 가장 적은 나라로 만들었다.


실제 싱가포르에서는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 아니면 우리나라처럼 극심한 혼잡은 찾아볼 수 없다.


교통 상황에 따라 도심 내부로 진입하는 차량으로부터 돈을 받기 때문에 교통 혼잡을 그만큼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싱가포르는 또 승용차를 구입 유지하는 데 따른 부담이 상당히 크다.


높은 세금 때문에 판매가가 외국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


게다가 차량 면허도 매년 일정한 숫자를 미리 정해 놓고 경매에 붙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운전하려면 차값 이외에 1000만∼20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웬만한 소득으로는 차를 사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 대신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단을 잘 갖춰놨다.


싱가포르의 이 같은 교통정책은 국제행사 유치와 물류활동 지원 등을 위한 목적에서 비롯됐다.


싱가포르는 2012년 올림픽 개최도시 결정을 위한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 총회를 유치하는 등 국제대회 유치에서도 남다른 성과를 거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