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과 골결정력을 회복하라.' 2005동아시아연맹(EAFF)축구선수권대회에서 2무1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4개국중 최하위에 머문 '본프레레호'에 탄탄한 조직력과 골결정력 회복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치러진 '숙적' 일본과의 동아시아선수권 마지막날 경기에서 경기종료 직전 통한의 골을 허용해 0-1로 패배하면서 이번 대회 2무1패에 단1골만 넣는 성적을 거두고 말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축구팬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일뿐 아니라 최근들어 경기 내용면에서 하향세를 거듭하고만 있는 대표팀의 현실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3경기를 치르면서 프리킥에 의한 골을 빼면 최전방 공격진이 뽑아낸 골이 없는 데다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진이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 '세트 플레이'의 실종은 여전히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대표팀의 주전급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 이들을 대신할 수 있는 '백업' 요원을 발굴하고 가능성 있는 새로운 선수를 시험해 보겠다는 감독의 의도만큼은 존중해줘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대회 기간에 김두현과 박주영, 김한윤, 김진용 등 국내파 주전선수들이 부상으로 제기량을 펼쳐보이지 못한 점도 많은 아쉬움을 남길 수 밖에 없다. ▲약속된 플레이의 실종 이번 대회를 통해 주전급 해외파들의 공백을 국내파 K리거들이 맡게 되면서 2002년 당시 보여줬던 치밀한 세트플레이가 제대로 보여지지 못한 것은 아쉽기만 하다. 측면 돌파요원들의 부정확한 크로스뿐 아니라 최전방에서 보이는 침투패스의 부재는 골결정력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지켜보는 축구팬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특히 측면 날개의 임무를 맡은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의 저조한 돌파능력은 득점루트를 더욱 단조롭게 만드는 시발점이 되고 말았다. 7일 일본전에서는 중앙을 돌파하던 정경호가 오른쪽 빈공간으로 볼을 내줬지만 오른쪽 날개를 맡은 오범석이 오버래핑에 나서지 않으면서 골라인 아웃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연출되고 말았다. 소집훈련을 통해 약속된 플레이가 선수들의 몸에 숙달되지 않아 실전에서 제대로 나타나지 않으면서 결국 개인전술에 의한 득점에만 의존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만 것이다. 또 전술의 완벽한 체득을 위한 충분한 연습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데다 찬스가 왔을 때도 집중력있게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골결정력 부재까지 이어지면서 본프레레호는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 됐다. ▲젊은피의 시험무대 이번 대회를 통해 양상민(전남)과 백지훈(FC 서울), 김진용(울산), 홍순학(대구) 등은 첫 성인대표팀 발탁과 더불어 A매치 출전의 영광을 얻은 것 만으로도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양상민의 경우 왼쪽 날개로서 활발한 오버래핑에 이은 공격가담 능력을 보여주면서 이영표와 김동진의 대안으로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일본전에서 A매치 데뷔를 치른 백지훈과 마찬가지로 큰 대회 경험미숙으로 인한 잦은 패스미스는 공격의 흐름을 끊어놓는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했다. 반면 일본전에서 확실한 공간패스와 수비력을 선보인 김두현(성남)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백을 훌륭히 메꿔 줄 수 있는 자원임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수비조직력은 확보가 관건 유경렬-김한윤-김진규-김영철 등 4명의 수비수들은 이번 대회 3경기에서 단 2실점만을 허용해 어느정도 안정된 조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최종 수비를 통한 역습의 진행과 수세를 벗어날 때 보여주는 공격적인 패스연결은 아직까지 부족하기만 하다. 결국 상대팀의 공격을 막아내는 1차적 역할뿐 아니라 역습찬스를 만들어 내고 빈공간으로 볼을 넣어줄 수 있는 여유와 배포를 키우는 게 급선무다. (대구=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