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 한국 축구대표팀이 2005동아시아연맹(EAFF)축구선수권대회를 통해 2무1패에 단 1득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남기면서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에 대한 축구팬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2006독일월드컵 본선진출을 이끌어낸 본프레레 감독은 이번 동아시아대회를 맞아 순수 국내파로만 이뤄진 대표팀을 이끌고 대회 2연패 도전에 나섰다. 기대속에 진행된 '2연패 도전'은 첫 걸음부터 엇박자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은 한수 아래로 평가되는 중국과의 첫 경기부터 선제골을 내준 뒤 김진규의 동점 프리킥골로 겨우 체면을 유지하면서 축구팬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북한과의 2차전에서도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친 대표팀은 선수들의 조직력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면서 총체적으로 '색깔없는 축구'라는 팬들의 맹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으로 팬들을 실망시킨 것은 7일 치러진 일본과의 3차전. 전통의 라이벌일뿐 아니라 대표팀의 절대적인 위기 의식속에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경기초반부터 경기를 이끌어 나갔지만 골결정력의 부재에 시달리면서 결국 0-1로 패하는 최악의 결과를 내고 말았다. 대표팀은 전반전 동안 김두현의 정확한 공간패스로 골찬스를 만들어 나갔지만 후반에 부상악화로 교체된 뒤 또다시 공격루트를 잃고 만 것. 결국 마지막 일본전까지 무득점에 그치면서 본프레레 감독을 바라보는 축구팬들의 여론은 '실망'을 떠나 '감독교체'라는 극단적인 요구까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표팀은 이번 동아시아선수권을 통해 최전방에 제대로 된 볼배급을 해줄 수 있는 미드필더의 부재를 뼈아프게 느꼈을 뿐 아니라 공격루트를 찾아가는 약속된 플레이가 보여지지 않으면서 더 큰 실망을 안겨주고 말았다. 여기에 경기중 득점을 올리기 위한 벤치의 작전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결국 모든 책임과 비난은 본프레레 감독의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박지성을 비롯해 이영표, 설기현, 안정환 등 공수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해외파 선수들이 소집되지 않은 한계를 가지고 나선 대회였지만 기대밖의 실망스런 결과를 바라보는 축구팬들과 축구전문가들의 본프레레 감독에 대한 시선은 점점 차가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오는 14일로 예정된 북한과의 통일축구와 17일 펼쳐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까지 졸전을 펼친다면 본프레레 감독에 대한 '경질론'이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대구=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