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가상승에 힘입어 주식형펀드에 5조원이 넘는 돈이 몰리는 등 주식형 간접투자는 활황세를 보이고 있으나 부동산펀드, 선박펀드 등 이른바 틈새 펀드는 주춤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선박펀드는 최근 주가상승으로 상품경쟁력이 약화된데다 투자층 저변에 많은 펀드물량이 쏟아지면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부동산펀드도 투자대상인 우량물건을 찾기가 힘든 점 등으로 새 펀드 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펀드오브펀드는 세계 헤지펀드업계의 경쟁격화, 금리인상 등으로 수익률이 저하되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 선박펀드 인기 시들 = 올해 초까지 출시되는 상품마다 평균 10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이달 들어 잇따라 출시된 상품들의 청약경쟁률이 한자릿수에 그치는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우리투자증권과 현대증권, 굿모닝신한증권이 지난달 20일 공동판매한 아시아퍼시픽 선박펀드 10∼12호의 평균 경쟁률이 10호는 1.36대1, 11호는 1.20대1, 12호는 1.04대1로 집계됐으며 청약 금액도 359억7천만원에 그쳤다. 앞서 작년 12월 청약한 아시아퍼시픽 2호는 4천211억원이 청약돼 청약경쟁률이 무려 43.8대 1에 달하는 등 지난해 공모한 10개 펀드의 청약금액은 2조2천여억원에 이르렀고 평균 경쟁률도 20대1을 넘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선박 펀드가 한꺼번에 쏟아진데다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비과세이지만 6%대 수준의 수익률이 매력이 떨어진 것 같다"며 "최근 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 펀드 주춤 = 부동산펀드는 상품이 출시되자마자 마감되는 등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투자에 적합한 물건을 찾지 못한데다 세제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상품개발 및 판매가 주춤한 상태다. 특히 부동산펀드의 주류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경우 아파트 등 건설 시행사 에 투자하는 대신 고정금리를 받는 형태로 설립되는데 정부가 이달말께 내놓을 예정인 강력한 부동산대책으로 인해 아파트 분양 등이 미뤄지고 있어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갖춘 투자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또다른 부동산펀드의 투자대상인 임대물건 등은 종합부동산세의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커 수익률 하락이 우려되면서 펀드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최근 종합부동산세 부과 등으로 인해 수익률 확정이 어렵다면서 당분간 판매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동산펀드에 대한 자금유입은 꾸준히 늘어 지난달에도 2천710억원이 증가한 1조9천580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 펀드오브펀드 제자리걸음 = 지난 3월 이후 미국이 금리를 잇따라 단행, 주로 해외 채권펀드에 재투자했던 국내 펀드오브펀드들이 타격을 받았다. 또 5월에는 제너럴모터스(GM)가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자 이 회사 채권에 투자했던 헤지펀드나 하이일드펀드의 수익률이 하락했으며 이들 펀드에 투자했던 국내 펀드오브펀드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밖에 헤지펀드에 자금이 넘쳐나면서 경쟁력이 격화돼 수익률 하락이 우려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펀드오브펀드에 유입되는 자금도 3월말 현재 3조3천980억원이었으나 1일 현재도 3조3천470억원으로 4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밖에 항공기펀드는 지난해 대우증권이 한차례 판매하기는 했으나 이후 새 상품이 출시되지 않고 있으며 영화펀드 등도 고위험상품으로 인식돼 펀드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