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전고점을 손쉽게 넘어선 코스닥시장이 유동성이라는 이름의 상승기류를 얼마나 더 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주식시장 전체를 휘감고 있는 낙관론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데다가 개인 뿐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다시 매수세에 동참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조정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번주 조정' 전망 뒤집어 = 27일 오전 11시6분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10포인트(1.14%) 오른 538.63을 기록하고 있다. 개장과 동시에 지난 20일에 기록했던 전고점 535.13을 뛰어넘어버린 코스닥지수는 한때 540선에 도달하기도 했으나 상승폭을 다소 줄인 상태다. 코스닥지수는 이번 주 들어 3%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난 주말에 제기된 증시 전문가들의 조정 전망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지난주 후반에 코스닥시장이 `줄기세포 충격'을 겪은 뒤 이를 빌미삼아 `숨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스닥지수는 별다른 조정 없이 어느새 540선에 발을 디뎠다. 이영곤 한화증권 책임연구원은 "양호한 수급 여건과 전세계적인 증시 상승 기대감, 국내 경기 회복 기대감 등이 맞물리며 코스닥시장에서 악재를 밀어내는 양상"이라고 풀이했다. 기대감이 시장의 유동성을 키우고 다시 기대감을 부풀리는 일종의 `선순환 구조'가 발생한 점 또한 지수의 상승 동력으로 지목됐다. 신동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 합계가 꾸준히 5조원선을 유지하면서 상승장의 토대를 마련했고 머니마켓펀드(MMF) 자금이나 위탁자미수금 증가도 코스닥시장의 유동성 확대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보인다"며 "이를 바탕으로 지수가 오르면서 기대 심리는 더 굳건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업종이나 테마들이 번갈아가며 시장을 주도해 온 점도 코스닥의 상승 동력 중 하나로 꼽혔다. 신 연구원은 "정보기술(IT) 경기가 강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그동안 소외됐던 통신장비업종이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생명공학 관련주나 음악 관련주들에 뒤이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조정 빌미는 여전 = 코스닥시장이 이처럼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금까지 코스닥시장의 조정 근거로 제기되고 있는 요인들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심리적 요인의 영향력이 크다는 코스닥시장의 특성상 `어제의 호재가 오늘의 악재'로 돌변할 가능성은 유가증권시장보다 훨씬 크며 급등에 따른 불안감이라는 부분은 언제건 다시 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연구원은 "지난주 코스닥을 출렁이게 했던 생명공학 관련주들에는 여전히 `거품'이 남아있고 확실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생명공학 관련주들이 개인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도덕적 해이' 같은 부분이 다시 부각되면 생명공학 테마 뿐 아니라 코스닥 전체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제유가나 미국의 경기 동향 등은 언제라도 우리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라며 호재 일색인 상황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영곤 연구원은 "너무 빨리 올라간다는 점이 부담"이라며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미수금이 유가증권시장보다는 코스닥시장에 더 큰 영향을 주는 만큼 미수금의 해소와 함께 상승 추세가 이어져야 조정이 끝났음을 확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