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파트 시장에서도 아름다운 외관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과거엔 아파트가 판상형 일변도였지만 요즘은 외관이 차별화된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선진국처럼 외관이 아름다운 아파트가 더 높이 평가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서울 7차 동시분양을 통해 양천구 목동에서 공급하는 주상복합아파트 '목동 트라팰리스'의 경우 미국 뉴욕의 대표적인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디자이너 프랭크 윌리엄스가 외관을 설계했다. 초고층 주거시설 디자인의 선구자로 꼽히는 그는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건축물 스타일로 트라팰리스의 외관을 디자인했다. 헬기 착륙장은 '자유의 여신상' 횃불 모양을 본떴고 2개 동은 지상 36층의 구름다리로 연결됐다. SK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코리아CC 내에서 공급하는 골프빌리지 '기흥 아펠바움'은 일본의 세계적 디자이너인 이타미 준이 설계했다. 제주도 핀크스CC 내 포도호텔 설계자로 유명한 그는 골프장 페어웨이에 건설된다는 장점을 살려 조망권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단지 조경도 예술작품 수준이라는 평가다. GS건설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지난달 공급한 고급 오피스텔 '부띠크 모나코'는 통유리로 만들어진 이동 통로를 외부에 노출시켜 그 사이를 걸을 때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연출하는 등 독특한 외관을 선보였다. 이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 조민석씨는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 한국인 작품으로는 처음 초청된 '딸기 테마파크'의 건축가다. 이밖에 동탄신도시 아산신도시 뚝섬상업용지 등에 들어설 복합단지들도 최첨단 외관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일반 아파트의 경우 신규 공급되는 택지지구에서 외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동탄신도시 등에선 스카이 라인을 고려해 동(棟)이 배치되고 판상형 일변도에서 탈피한 탑상형도 대거 공급됐다. 외관이 아름다워지는 것은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분양가 인상의 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외관 경쟁은 앞으로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선진국에서 이미 증명됐듯 소득 수준이 올라갈수록 차별적이고 희소 가치가 있는 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