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지 벌써 아흐레째로 접어들었습니다. 국내선 항공기가 무더기로 결항되면서 승객들의 불만도 점점 커져가고 있지만 노사는 팽팽한 대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취재기자로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한정연 기자, 주말 동안 노사관계에 진전이 있었나요? [기자] 지난 금요일 이후 오히려 악화되는 양상입니다. 22일 오후 조종사 노조와 사측이 제12차교섭을 열었지만 한시간 반만에 결렬된 이후 양측은 주말내내 공식적인 접촉이나 교섭을 갖지 않았습니다. S) 이처럼 앞으로의 뚜렷한 일정도 잡지 않은 상태에서 조종사 노조가 농성장소를 인천연수원에서 속리산으로 옮김에 따라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S)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인천연수원과의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장소를 물색해왔다"며 "400여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속리산 부근 유스호스텔로 이동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노조측이 8월 20일까지 장기 예약을 해놓은데다 주요 근무지와 거리가 멀면서도 교통이 불편한 속리산을 농성지로 택한 것에 대해서 파업 장기화와 이탈자 최소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휴가철을 맞아 구지 속리산으로 농성지를 정한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파업기간 동안 바비큐 파티를 계획하거나 체육대회를 갖고 헌혈활동을 벌이는 등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조종산 노조의 속리산행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편 회사측에서도 정부에 긴급 조정 등 파업을 사실상 제한할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S) 아시아나항공은 사측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주재홍 부사장이 "노조가 속리산으로 파업 장소를 옮긴 것은 사실상 협상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항공산업과 국민피해를 막기 위해 긴급조정 등 파업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점을 미뤄볼때 긴급조정을 요청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습니다. 만일 중노위가 긴급조정을 결정하게 되면 노조는 파업 중단과 함께 30일 동안 쟁의 행위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앵커] 파업이 길어질수록 승객들의 불편도 더해질텐데요? [기자] 아시아나항공은 승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국내선 가운데 탑승률이 높은 제주노선 사수에 힘써왔습니다. 그러나 이마저 지난주 후반에 접어들면서 결항사태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CG) 오늘도 아시아나항공 국내선 178편 가운데 절반에도 못미치는 82편만이 운항하고 있으며 제주노선은 99편 중 22편이 운항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화물노선의 피해도 심각합니다. 화물노선은 지난 18일부터 전면 운항을 중단한 상태인데요 아시아나항공은 화물편이 일주일째 결항됨에 따라 지금까지 160억원의 매출손실을 봤다고 추정했습니다. 국제선은 시드니행 1편을 제외하고는 정상운항되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여전히 조종사 노조와 사측은 노조의 핵심요구안 13개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습니다. 13개 핵심은은 연간 총 비행시간 1천시간 안에 비행을 위해 이동하는 시간을 포함하고 수당을 지급할 것과 월 10일, 성수기 월 8일 휴무 보장, 조종사 자격심의위원회에 노조 의결권 부여 등이 들어간 상태입니다. S) 조종사 노조는 이 사안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사측에서도 자격심의위원회 의결권 부여와 같은 사안은 회사의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문제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당정협의를 열고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파업 장기화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S) 이 자리에서 열린우리당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은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에 대한 국민적 비판은 지난해 GS 칼텍스 노조 파업 당시 보다 훨씬 크다"며 "조종사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철회하고 교섭현장에 돌아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측도 여론의 압박을 지나치게 기대하거나 정부가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는 태도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S)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정부는 아시아나 파업이 자율적으로 빨리 타결되기를 기대하지만 장기화 될 경우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