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법정에서 재판받는 모습이 아랍권 위성채널인 알-아라비야 TV를 통해 21일 또 방영됐다. 후세인의 법정 모습이 TV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3번째로 알려졌다. 알-아라비야가 이날 방영한 화면에서 후세인은 자신의 집권 중 쿠르드족 시아파(파일리 쿠르드족) 소유 재산을 강제수용한 정책 등과 관련된 공소내용을 청취했다. 이라크 인구의 약 15%를 차지하는 쿠르드족은 대부분이 수니파이다. 탁자를 사이에 놓고 법관들과 마주한 후세인은 재판절차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미국인들이 임명한 이라크 정부가 자신을 구금해 놓고 재판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고 항의했다. 그는 수 차례나 재판절차에 대해 강력히 항의해 공소장 낭독을 중단시켰다. 후세인은 또 법정 심리 때를 제외하고는 변호사 접견이 일체 불허됐다며 심리가 언제 열릴 지에 대해서도 사전에 아무런 통고가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날 재판에서 변호사인 칼릴 알-둘라이미의 모습도 보였다. 알-아라비야는 후세인에 대한 심리가 이날 바그다드 모처의 특별법정에서 열렸다며 관련 화면을 입수한 경위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앞서 이라크 특별재판소는 지난 17일 후세인이 재임기간에 저지른 범죄 중 일부 혐의에 대한 심리가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한편 이날 이라크 전역에서는 저항세력의 공격이 계속돼 최소 12명의 이라크인이 사망했다고 알-자지라 등 아랍권 언론들이 전했다. 바그다드 남쪽 마흐무디야의 한 군 검문소에서 차량폭탄이 터져 이라크 군인 등 5명이 죽고 12명이 다쳤으며, 바그다드 서쪽 칼리디야에서는 미군과 저항세력의 교전 과정에서 8세 여자 어린이와 어머니가 유탄에 맞아 사망했다. 또 북부 바쿠바에서는 시아파 사원을 겨냥한 폭탄공격이 발생해 사원건물이 부서지는 등 곳곳에서 혼란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저항세력의 거점으로 알려진 이라크 서부 지역에서 주민들에게 소개령을 내리는 등 이라크 보안군과 합동으로 저항세력 분쇄작전에 돌입했다.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