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업계가 '모토로라 쇼크'에 휩싸였다.


모토로라가 20일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휴대폰 업체들은 깜짝 놀라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2분기 휴대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줄었다고 발표했고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팬택계열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모토로라는 2분기에 휴대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4%나 급증,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코리아 빅3'의 부진이 고스란히 모토로라의 실적호전에 반영된 셈이다.


한국 휴대폰 업체들의 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일까.


휴대폰 업체들은 실적부진에 대해 경쟁심화 등 여러가지 요인을 지적한다.


우선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든 점을 요인으로 꼽는다.


우리투자증권 이승엽 연구원은 "지난해 30%나 됐던 세계 휴대폰 시장 성장률이 올해는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팬택계열 노순석 상무는 "시장에 재고가 상당히 있어 신제품 출시를 미뤘다"고 설명했다.


외국 업체들의 반격도 요인이 됐다.


한국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2분기엔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선전한 반면 한국 업체들은 고전했다"며 "우리 업체들이 주력한 고가와 중고가 시장은 정체된 반면 외국 업체들이 집중한 저가폰과 중가폰 시장은 고성장했다"고 지적했다.


LG전자 권영수 부사장은 "경쟁사들의 공세가 거세져 실적이 악화됐다"고 토로했다.


한국 업체들은 전략에서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LG전자의 경우 유럽에서 저가 휴대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에서 통했던 통신사업자 위주의 마케팅을 그대로 적용했다가 고전했다.


이렇듯 경쟁이 격화되자 각 업체들은 해외 마케팅 비용 등이 대폭 상승하며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새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한 것도 실적악화의 원인이 됐다.


기존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다 보니 평균단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다.


휴대폰 업체들은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짜느라 고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시장에는 고화소폰을,유럽시장에는 WCDMA폰을 강화하는 등 고기능폰으로 교체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모델 수를 줄이고 개발과정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등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기로 했다.


올해 휴대폰 판매 목표도 6200만대에서 5000만대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대체로 3분기부터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순석 상무는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훼손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략만 적중하면 3분기부터 출하량과 마진율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