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3일 오후 이광규(李光奎)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51개국 한인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 다과를 함께 하며 격려했다. 우선 노 대통령은 `연정론'을 비롯한 최근의 정치상황 등으로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들이 모국에 대해 우려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듯 이를 불식시키는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노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 시작부터 레임덕이었다"며 참여정부 초반 `어려웠던 여건'을 먼저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마음대로 하고픈 것도 있고 내 색깔대로 하고픈 것도 있고 누가 되더라도 해야되는 일도 많이 있었다"며 "집권당의 힘이 약해 일이 잘 안됐다. 이러다 나중에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 고민도 많이 했다"고 `초기 레임덕'에 대해 부연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어쨌든 시작할 때보다는 걱정거리가 1g이라도 줄어들었다"며 "한 발짝이든 반 발짝이든 앞으로 가고 있고 어떤 것들은 많이 좋아졌다"며 상황이 호전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칙대로 순리대로 투명해지고 있다. 대통령도 법 아래 살고 있고 법 위에 살던 사람도 법대로 한다"며 "큰 걱정을 안해도 될 것"이라는 당부의 말을 곁들였다. 특히 노 대통령은 최근의 연정론을 의식, "여소야대(얘기)를 꺼냈지만 상호 관리를 해 나갈 수 있을 것이고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해외동포들의 걱정을 덜어내려데 힘을 기울였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교민사회의 `분열 극복을 통한 통합 노력'을 각별히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것이 있다"며 "과거 천주교 학살 사건이 있었다. 지배이념과 맞지 않는 사상이라 해서 독선적 가치관을 갖고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죽기 아니면 살기의 시대, 공존할 수 없는 사람은 용납할 수 없고 타협할 수 없는, 나와 다르면 다 죽이는, 배제하는 투쟁의 논리가 지배하던 시대가 있었다"며 "이를 극복하고 통합하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고 말한 뒤 그 원인으로 "포괄적 통합프로그램이 부족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동포사회도 삐걱이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며 "국내에서는 정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실질적인 이해관계가 있는데 이를 뛰어 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뒤 "동포사회도 마음을 열고 극복해야 한다. 해외 동포들이 모범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라 재외동포재단이 제주로 옮기게 된 것과 관련해 "제주 이전을 재고해 달라"는 한 참석자의 건의에 대해 "재외동포재단의 제주 이전을 철회, 나머지 170여개 공공기관도 그렇게 나오면 곤란해진다"며 "고국에 올 때 제주도 한번씩 들러 달라"며 양해를 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