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독자적으로 시작했던 인터넷 사업에 대한 삼성의 정리작업이 수년여만에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상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에버랜드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 6곳은 인터넷 및 모바일 마케팅 전문기업인 엠포스 지분 79.9%를 전량 매각한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지분 처분 이전 계열사별 지분 보유 현황은 삼성에버랜드 15%, 삼성SDS 15%, 삼성네트웍스 15%, 제일기획 15%, 삼성물산 15%, 삼성카드 4.9% 등이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지분은 기존 85.86%에서 특수관계인 2인이 보유한 5.96%로 줄어들게 돼 삼성이 사실상 엠포스에서 손을 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상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인터넷 회사인 가치네트도 올해초 금융 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지분 65.4%를 전량 처분, 에프앤가이드는 삼성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가치네트는 지난 4월1일 현재 이재용 상무 32.79%, 삼성에버랜드 18.73%, 삼성SDS 9.37%, 삼성경제연구소 4.68%, 이학수 부회장 4.68%, 삼성카드 3.28%, 삼성증권 1.41% 등의 지분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가치네트도 2003년 이후 사업보고서상 매출이 `0원'으로 전무한 상태로 올 1분기 매출 0원, 영업손실은 투자유가증권 손실 등으로 4천285만원을 기록했다. 가치네트는 2000년 6월 자본금 180억원으로 설립된 뒤 이니스, 인스밸리, 에프앤가이드, 뱅크풀 등의 자회사를 세웠으며 같은 해 8월 공정거래법상 삼성 계열사로 편입됐고 금융정보 사이트인 웰시아닷컴도 운영했다. 이후 2001년에는 뱅크풀을 흡수합병하기도 했으나 2002년 교육.개발 부문 및 웰시아, 지난해 인스밸리, 올 1월 에프앤 가이드를 잇따라 매각했으며 현재 사실상 모든 영업권을 양도한 상태다. 이에 따라 삼성 계열사들이 2001년 이 상무로부터 넘겨받은 인터넷 기업들의 정리 작업이 마무리돼가고 있다. 앞서 이 상무는 지난 2000년 5월 국내 인터넷 지주회사인 e-삼성, 해외 인터넷 지주회사인 e-삼성 인터내셔널을 세우고 두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인터넷 자회사들을 잇따라 설립, 인터넷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 상무는 이듬해인 2001년 3월 e-삼성과 e-삼성인터내셔널, 가치네트, 시큐아이닷컴 등의 보유지분을 삼성 계열사들에 매각, 인터넷 사업에서 손을 떼는 수순을 밟았다. 삼성측은 당시 이 상무의 인터넷 기업들 지분 매각에 대해 `경영수업에 전념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으나 닷컴 기업들의 붕괴로 인터넷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부실을 계열사에 떠맡겼다는 지적이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기됐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