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넣을 맘먹고 경기장에 나왔다." '천재 골잡이' 박주영(20.서울)이 프로축구 K리그에서 49일만에 '골폭풍'을 몰아치면서 정규리그 득점왕을 향해 본격적인 골사냥에 재시동을 걸었다. 박주영은 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프로축구 2005 삼성하우젠 K리그 전기릭그 11차전에서 우승을 목전에 둔 부산을 상대로 선제골과 결승골을 몰아쳐 팀의 2-1 승리를 이끌어냈다. 홈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리려던 부산 선수들과 부산홈팬들에게 매콤한 고춧가루를 듬뿍 뿌린 것. 지난 5월 18일 광주 상무전에서 혼자 3골을 뿜어 만 19세 10개월 8일의 나이로 해트트릭을 작렬, 지난 2001년 산드로(수원)가 세운 최연소 기록(만 21세5개월18일)을 갈아치운 박주영은 이날 아쉽게 시즌 두 번째 해트트릭 달성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지난달 초부터 '본프레레호'와 '박성화호'를 잇따라 옮겨타며 지옥의 해외원정을 다녀온 터라 체력에 대한 걱정이 앞섰지만 이날 2골을 혼자 터트려 기우임을 증명했다. 특히 박주영은 올시즌 정규리그 6경기에서 5골(컵대회 포함 17경기 11골)을 터트릴 만큼 착실하게 골을 쌓아 올려 'K리그 초년생' 답지 않은 침착성으로 축구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올시즌 치른 17경기동안 3경기에서 2골 이상(해트트릭 포함)을 기록해 골에 대한 무서운 집중력도 보여줬다. 이날도 부산 수비진의 집중마크를 받은 박주영은 전반 28분 히칼도가 후방에서 띄어준 볼을 한템포 빠른 헤딩슛으로 부산의 골네트를 갈라 특유의 골감각을 과시했다. 후반 11분 또다시 히칼도의 패스를 이어받은 박주영은 수비수와 경합하면서도 밀리지 않고 볼의 방향만 바꾸는 기막힌 볼감각으로 팀의 두 번째골을 솎아냈다. 이날 2골을 터트린 박주영은 정규리그 5골로 '대선배' 김은중(서울) 및 남기일(성남)과 동률을 이뤄 '토종 골잡이' 최다골 정상권을 지켜나갔다. 이에 따라 오는 9일 대전 시티즌을 상대로 다시 한번 '골쇼'를 펼친다면 6골로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루시아노(부산)와 산드로(대구)를 제치고 득점 1위에 올라서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박주영은 "지난 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해 팀승리에 보탬이 되도록 마음을 먹고 나왔다"며 "수비 뒷공간을 노렸던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박주영은 이어 "서울이 플레이오프에 반드시 나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다"고 덧붙였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