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출신의 영국 작가인 살만 루시디(58)가 중국과 인도, 브라질을 향후 세계경제를 이끌어갈 미래의 나라에 비유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5일 보도했다. 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자신의 최신 소설 '곡예사 샬리마르' 출판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브라질을 방문 중인 루시디는 전날 리우 데 자네이루 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세계의 미래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에서 찾아질 것"이라면서 "이들 3개국은 인구 규모와 자원보유량 면에서 미래 세계경제를 이끌어갈 기관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 도서 비엔날레 참석 이후 두번째로 브라질을 찾은 루시디는 "광란의 시대가 도래했으나 나는 항상 해학을 잃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에 브라질에서 선보이는 '곡예사 샬리마르'는 이같은 나의 삶의 철학에 충실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곡예사 샬리마르'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현재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해 이 세계에 존재하는 권력 현실을 사랑과 배신의 역사라는 은유적인 표현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이 소설에서 루시디는 미래에 대한 가설을 이론으로 정립하려는 미국인 외교관에 맞서 중국, 인도, 브라질이 급성장하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결정하는 또 다른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소설 속의 세 주인공은 3개국의 현재의 상황과 맞아떨어진다"면서 "누구나 이 세계의 미래를 보기 원한다면 중국과 인도, 브라질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루시디는 강조했다. 루시디는 브라질, 인도, 독일, 일본 등 G4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세계는 언제까지나 미국에 의존해 살아갈 수는 없다"면서 "미국이 유일 초강대국인 상황이 앞으로 50년은 더 유지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지만 아무도 확신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이 새로운 국제질서의 축으로 떠오르는 현실은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이런 점에서 인도와 브라질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고 "지금 이 순간 안보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보리가 역사적인 변환기를 맞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루시디는 지난 1989년 당시 이란 최고 지도자였던 아야툴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자신의 저서 '악마의 시'의 내용이 불경스럽다며 사형을 선언한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또 최근 이란 선거에서 강경파가 대통령에 선출된 것에 대해서도 "그 문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사실 이란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나에게는 이란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